이제 책읽기의 재미에 슬슬 빠져들기 시작한 어린친구에게 9권씩이나 하는 이 소설을 권하면서도 나는 너무나 당당하다! 왜? 이제 곧 이 이야기가 9권 밖에 쓰여지지 않은 것을 안타까와하게 될테니까 틀림없이……..내가 그랬다.
로라는 앨먼조와 만나 즐거운 데이트도 하고 사랑을 키워간다.
암갈색의 훌륭한 모건종 말이 끄는 마차를 함께 타고 다니며 데이트하는 모습은 요즘의 젊은이들이 멋진 승용차로 애인을 만나고 함께 드라이브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누구나 탐내고 한 번쯤은 타보고 싶어하는 좋은 말을 가지고 있어서 앨먼조는 꽤 부자인듯 여겨졌고, 많은 숙녀들이 그의 말이 끄는 마차에 오르는 꿈을 갖게 했다.
로라도 앨먼조보다 그 말에게 먼저 마음을 빼았겼을 정도다.
하지만 앨먼조가 망아지 길들이기에 탁월한 재주가 있기는 해도 그는 농부가 되기를 원했고,농부의 아내가 되어 농장에서 사는 삶을 로라는 선뜻 내켜하지 않았다.
앨먼조는 이 세상에서 정말로 독립적인 사람이 농부라고 굳게 믿고 일한 만큼 땅으로부터 거궈들이는 농부의 자유로운 생활에 가치를 두고 있었지만 로라는 허드렛일이 너무 많고, 수확과 탈곡을 도와주는 사람들의 음식까지 차려주어야 할 정도로 농장의 일이 힘들어도 농작물 값으로 그 수고가 제대로 값이 매겨지는 일도 만만치 않고, 꼭 필요하여 사서 쓸 수 밖에 없는 공산품의 가격은 부담이 되어 결코 농사를 지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나는 뼈빠지게 일하면서도 가난하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도회지 사람들은 느긋하게 살면서 편하게 돈을 버는데.”
앨먼조는 그런 로라를 설득하여 약속을 한다.
삼 년 동안만 해보자고. 그때까지 농사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농사를 그만두고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겠다고. 삼년이 지나도 만족할 만큼 성공하지 못하면 농사를 그만 두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다.
초원의 집의 마지막 책인 아홉 번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 된 로라와 앨먼조의 신혼시절 이야기다.
삼 년 동안만 해 보자던 농사가 사 년 동안 계속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둘은 정망 열심히, 아주 열심히 성실하게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제 아무리 열심으로 일해도 삶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닌가 보다.
특히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꾸미고 그 가정이 지구 상에 굳건하게 하나의 완전한 가정으로, 진정한 작은 왕국으로 자리매김 하는데에는 꼭 필요한 그 무엇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역경이라는 것인가 보다.
자연이 가져다 주는 재해, 가뭄, 우박, 철잏은 폭우에 한파가 늘 낙관하는 수확을 얼마만큼씩은 줄이고야 만다. 더우기 그동안의 결과에 만족하기 힘들었지만 모든 것이 농사를 짓기 위한 것으로 준비되어 있는 생활에서 곧바로 다른 일로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으므로 일 년을 더 살아보자고 하여사는 네 번째 해에는 집에 불이 나는 불행마저 겪게 된다.
이제 또다시 빚을 내어 오두막을 짓고 이사를 한다.
빚을 갚고나면 아무것도 남지않는 지경에 이르러 도로 맨주먹이 되어버린 그들……….
불운도 많이 겼었지만, 농부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불운을 당할 수 있다. 이번에는 풍년이 들겠지……희망을 가져보는 그들……..
해마다 봄이 되면 씨를 땅에 뿌려놓고는 씨앗과 자신의 시간이 자연력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구제할 길 없는 낙천주의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편이 낫다.”는 개척자 조상들의 신념과 완전히 융합해 버린 것 같았다.
다만 개척자 조상들은 서부의 먼지평선을 향해 공간적으로 전진하지만, 농부들은 앞에 놓여 있는 세월의 지평선을 넘어 시간적으로 전진한다.
로라는 여전히 개척자였고, 로라 자신도 땅에 매력을 느꼈기에 땅에 대한 앨먼조의 사랑을 이해하고 그들은 계속 농장에서 사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그 뒤 이야기도 앞에서의 이야기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들로 가득했을텐데……..분명히 그랬을텐데…………우리는 여기까지 밖에 전해들을 수 없다.
로라가 더 이상의 이야기를 적지 않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나마라도 신혼의 이야기가 이렇게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유품 속에 간직 되어있었던 노트를 책으로 냈기 때문이란다.
읽는 동안 내내 서부의 초원을 로라와 함께 달리며 행복했고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앨먼조와 로라의 가정 모습을 보며 가정교육의 모범을 대하는 것 같아 배울 점도 많았다.
다 읽고나니 서운한 마음 커다랗게 느껴지는 중에도 충만하게 기쁨이 차올라오며 한결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 마저 갖게 해주는 이 책을 주위 사람들이 많이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