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3학년 독자입니다.
음식이란 음식은 죄다 외투에 쑤셔 넣고 단추를 겨우겨우 잠근 다음 행복하게 배를 두드리는 나스레틴 호카를 보며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제 좋은 대접을 받았으니 음식이나 맛있게 먹으면 될 텐데, 뭘 이상한 짓을 다 하고 있을까. 그런데 책 끝부분으로 갈수록 나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사람을 대접할 때에는 아름다운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씨도 역시 고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잔치에는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지, 멋진 외투를 초대한 것이 아니니까. 나도 나스레틴의 지혜를 많이 칭송하고 싶다. 아니라면 사람들이 배고파서 잔치에 온 것이 아니고 제목처럼 외투들이 배고파서 사람들이 데리고 온 꼴이 된다.
이 책의 그림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에도 하나 같이 다양하고 알록달록한 무늬들이 그려져 포근한 느낌을 준다. 나스레틴이 입는 옷에도 사과처럼 빨간 외투의 아름다움이 드러나 있고 머리에 쓴 눈처럼 하얀 터번에도 친근함이 담겨있다. 사람들의 표정도 살펴보면 장난기 있으면서도 점잖은 얼굴이 나타나 있고, 더 자세히 살펴보면 “큭큭!” 웃음이 나올 정도다. 나스레틴이 처음으로 잔치에 갔을 때, 외투가 멋지면서도 때가 잔뜩 묻어있고 자랑스러운 터번에도 더러운 것들이 쌓여 있어서 깔끔하고 멋진 외투를 입고 온 다른 손님들과 주방장들이 나스레틴만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깜짝 놀란 표정이 더 잘 나타난다. 그 모습을 보고서 지저분한 염소 냄새가 풍기는 듯했다. 나스레틴이 다시 멋진 외투를 입고 돌아온 다음 모두들 식탁에 앉았을 때, 사람들의 옷들은 하나같이 곱고 색색가지여서 즐거운 잔치라는 느낌을 주었다. 음식들을 보았을 때는 군침이 돌았다. 데미는 그림을 참 생동감 있게 잘 그리는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가 있었다.
<배고픈 외투>는 사람을 깊은 곳까지 보게 해 주는 교훈을 주는 책이다. 크리스토퍼 상을 받은 것보다 더 높은 상을 받아도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