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슴이 너무 아리고 아파오는 것을 느꼈고 한동안 책의
내용이 계속 머리속에 떠올라 답답했습니다.
가스실에서 두손을 꼭 잡고 끝까지 놓지않는 두 소년의 모습이 아른거려 저를
괴롭혔지요.
전쟁의 광기는 군인들 뿐만이 아니라 수백만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이유도 모른채 어리고 순진한 아이들마저 희생시켰습니다.
제가 아이 엄마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고통당하는 장면을 보면 참지 못하거든요.
책을 읽으며 내내 독일인의 잔인한 행동을 보면 분노했고 인간의 잘못된 사상이
얼마나 엄청난 비극을 불러올수있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베를린에서 살던 브루노라는 9살 소년이 아버지를 따라 폴란드의
아우슈비츠로 이사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히틀러의 부하이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소장으로 부임한 것이죠.
소년은 이사한 집 2층에서 보이는 철조망과 철조망 너머의 사람들을 보며 의문을
느낍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한결같이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바로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 수용된 유태인들이었죠.
브루노는 한때 의사였던 파벨씨가 지금은 왜 식사시중을 드는지, 코틀러중위가
파벨씨에게나 쉬미엘에게 왜 그토록 난폭하게 대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습니다.
탐험을 좋아하던 브루노는 철조망 근처로 갔다가 유태인 소년 쉬미엘을 만났고
그들은 금방 친구가 됩니다. 친구가 없어 외로왔던 둘은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속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배고픈 친구를 위해 브루노는 음식도 가져다 줍니다.
전쟁이나 유태인 학살,철조망도 이 어린 친구들을 갈라놓지 못합니다.
그러나 1년후, 잔인한 운명의 날이 다가옵니다. 브루노가 다시 베를린으로 떠나기 전날,
브루노는 사라져버린 쉬미엘의 아버지를 찾는 일을 도와주기 위해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철조망을 넘어들어갑니다.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탐험여행은 엉겁결에
휩쓸려간 가스실에서 끝나고 맙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친구의 손을 놓지않을거야] 라는 말이 너무 가슴아프게 들리지만
그 공포의 순간에도 친구를 꼭 잡은 소년의 순진한 마음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전쟁이 앗아간 두 어린소년의 꿈들. 위대한 탐험가와 동물 사육사
이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동안 이 쓰라린 느낌이 떠나지 않을 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