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2학년인 딸이 먼저 20개월 된 동생에게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동시야 놀자 5 -펭귄]과 만났다.
누나 나름 동화구연하듯 목소리를 변화시키면서
동생의 재미를 끌려고 노력하며 읽어 주었다.
그런 걸 보니 누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데 [펭귄]이
많은 도움을 주는 듯 싶어 흐뭇했다.
다 읽어주었길래 은근 슬쩍 딸에게 책에 대한 느낌을 물었더니,
“순 펭귄 그림만 나와. 다른 것도 나오면 좋겠는데.
그림이 펭귄만 있으니까 재미가 없어.”
아고 이런! 나름 누나보고 동생에게 읽어주라고 할땐
이렇게라도 아이에게 동시라는 것을 만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잘 못 선택한 건가 싶어 걱정했다.
그래서 그림 말로 동시로 이야기 초점을 맞춰 다시 물어 보았다.
“응, 시가 짧은 건 참 좋아. 그리고 내용이 좀 엉뚱해.
펭귄이 책에 있는 제목이랑 말하는 것 같아. 그런 건 조금 재밌어.”
휴~ 다행이다. 그림이 조금 변화롭고 펭귄 친구가 나온다면,
동시와 어울리는 또다른 장치라던지 그런 것이 있다면 동시가 주는 재미를
아이가 한껏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다음으로 지은이가 어린일까 어른일까 물어보았다.
“응, 동시를 보면 아이 생각 같은데 쓴 사람은 어른같아.
아마 아이가 한 말을 어른이 받아 적었나봐.”
오호~ 그렇담 아이의 생각과 동시의 내용이 맞아떨어졌다(?)는 뜻?
“엄마, 우리 생각을 그대로 쓴거같아.”
그렇구나. 그만큼 동시의 내용이 순수하구나 싶었다.
그래서 다시 어른의 시각에서 내가 읽어보았다.
동시집이 아이의 생각을 그대로 담았다는 딸의 느낌처럼
읽어보니 참 재미가 가득했다.
물론 우리딸이 말한 것처럼 다소 엉뚱한 생각들이 담겨 있기도 했다.
그래서 동시를 읽으면서도 나는 내내 미소짓는 얼굴이 되었고,
그림을 보면서 그 익살스러움에 또 한번 소리내어 웃을 수 있었다.
우리 20개월짜리 아들 녀석은 누나 덕(?)에 어려서 동시를 접할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고 하면 넘 과장되었다고 할까?
암튼 우리 딸이 동시 속에 담긴 그들의 생각을 알아내고 동시 속의
엉뚱함 등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개인적으로 우리 딸이 만난 첫번째 동시집 [펭귄]에게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