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이 쓴 안데르센 이야기, 안데르센 자신이 쓴 이야기인가? 하고 궁금한 마음에 열어봅니다. 안데르센은 어린이를 위한 많은 동화책을 만들어 낸 분이기에…. 그의 동화는 너무나 잘 알면서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모르기에… 알고 싶었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 나이팅게일, 인어공주, 눈의 여왕, 벌거벗은 임금님등등 주옥같은 작품들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품게 하기에… 안데르센, 그를 알고 싶었습니다.
자서전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해 보며 페이지를 엽니다. 일러두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책은 안데르센의 자서전과 일기, 편지를 자비네 프리드릭손이 재구성해 엮은 책입니다. 잠깐 스쳤던 내 생각이 맞은 것같아… 어려운 문제의 답을 알아낸 것처럼 괜히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안데르센, 그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아니 듣습니다. 읽으며 나도 모르게 상상을 합니다. 나는 어느새 어린아이가 되어 있습니다. 안데르센 아저씨의 무릎에 앉아 아저씨가 어떻게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을 위한, 아니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숨 죽여 어느새 아저씨의 이야기에 몰두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작은 단칸방에 살았어요. 부엌에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었어요. 다락방에 올라가 창밖을 내다보면 우리 집 처마와 옆집 처마 사이로 빗물이 흘러내리는 홈통이 보였어요. 어머니는 거기에 화분을 하나 놓아 두셨어요. 실파와 파슬리가 자라는 그 화분이 우리 어머니가 가진 정원의 전부였지요. ( P8 )
안데르센은 ‘눈의 여왕’을 쓸 때 어머니의 작은 정원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고 해요. ‘눈의 여왕’에 나오는 작은 정원에서 안데르센을 보는 것 같아요. 찬바람이 부는 겨울밤에 들려주던 라퐁텐의 우화나 홀베르의 희곡,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재미난 이야기를 읽어 주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데르센은 외로움을 책을 읽으며 달랬어요.
14살이 되었을 때 안데르센은 코펜하겐으로 떠납니다. ‘이렇게 해서 나는 내가 읽은 수많은 동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혼자서 넓은 세계로 나가게 되었어요.’
안데르센은 많은 여행을 하였고… 그의 여행 시간은 실로 놀라워요. 그가 행로가 그려진 지도를 보며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어요.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그의 일기는 나의 상상에 오버랩되어 나타나는 듯하였다. 이렇게 그의 삶에서 경험한 모든 것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그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어요.
지금도 여전히 읽히고 있는 그의 작품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그의 작품뿐 아니라 그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