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는

연령 8~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5월 3일 | 정가 7,500원
수상/추천 독일 청소년 문학상 외 1건

내 딸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는 좋아하는 사람 1순위에 랭킹 되어있는 분들이시다. 잔소리는 하시지만 갖고 싶은 물건이 있어 어리광 부리면 다른 아이들에게 주눅들까 싶어서 냉큼 사주시는 할아버지, 무조건 내 딸의 편에서 말씀하시는 할머니..

숙제해라, 예습해라, 복습해라 늘 잔소리만 하는 엄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영원한 랭킹 1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 책의 주인공 베라 역시 그런 할아버지가 갖고 싶어, 무작정 양로원에서 외할아버지를 만들게 된다.

외할아버지를 갖고 싶던 베라는 우페의 제안으로 양로원에 간다. 깔끔하게 씻고 턱엔 깨끗한 반창고를 붙이고, 꽃밭에서 꺽은 금잔화를 들고서 말이다.

양로원 복도를 서성이다가 멜빵 맨 할아버지가 책상 위에 카드를 하나하나 내려놓는 모습을 보고 베라와 우페는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한다.

“여기 있어요. 외할아버지” 하면서 꽃을 내리는 베라에게 “이렇게 혼자 있어서 좀 쓸쓸했는데, 네가 찾아와 주었구나” 하며 반겨주는 할아버지 턱엔 반창고가 붙어있었다.

우페에게 들은 대로, 외할아버지에게 커피를 달라고 하고, 5크루나를 달라고 해도, 할아버지는 친구들에게 외손자라고 자랑하면서 베라가 해달라는 대로 다 들어준다.

그리고 이제 두 아이와 외할아버지의 추억이 시작된다. 바깥에 나가면 돌아오는 길을 잊는 할아버지와 낚시를 가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옛날에 아내에게 주었던 진짜 실크 스카프로 연을 만들어주고, “요한나, 휘파람을 불 수 있니?” 라는 멜로디로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비록 바람이 불지않아 실크 연은 날리지 못했고, 베라가 휘파람을 불지 못했지만..

베라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베라는 휘파람을 불 수 있을때까지 할아버지를 찾아가지 않았다.

휘파람을 불 수 있게 되어 할아버지를 찾아갔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신 뒤였고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아이들은 “요한나 휘파람을 불 수 있니?” 휘파람을 불어드렸다.

“할아버지가 계셔서 참 재미있었는데….” 할아버지의 실크 연을 날리는 아이들….

양로원에서 쓸쓸함으로 혼자 카드 놀이를 했던 할아버지에게, 외할아버지가 없어서 쓸쓸했던 베라에게 두 사람은 가족이 되어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준다.

느닷없이 찾아온 한 꼬마가 할아버지의 남은 짧은 시간을 사랑으로 행복으로 채워주었고, 아이에게는 사랑을 알게 된 성장의 시간이였을 것이다.

요즘은 할아버지는 대화가 안 된다고 점점 멀어지는 할아버지와 손자들이 증가하고, 가족의 분열과 해체로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지금, 가족이 주는 따스함과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사랑이 돋보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