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은 이렇습니다.
너무나 할일이 많은 레오는 계획표를 만들었지만 계획표는 점점 길어져만 가지요. 그래서 “나 하나로는 부족해. 할 일이 너무 많아. 내가 두 명이면 좋을 텐데.”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또 달느 레오가 나타나죠. 하지만 두 명으로도 안 되고, 세 명, 네 명… 점점 늘어나서 결국 열 명의 레오가 됩니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진짜 레오는 살짝 빠져나와 낮잠을 잡니다. 잠에서 깬 레오는 다른 레오 아홉 명이 뭐하냐 소리치자 꿈꿨다 얘기하지요. 그러자 레오 아홉 명이 “꿈꾸는 건 계획에 없어!”라며 소리칩니다. 아홉 명의 레오가 사라지고, 진짜 레오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 못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어떨까? 그럼 나 하나로도 충분해. 그냥 나 혼자…… 꿈도 꾸면서 하면 되지.” 책의 앞 내지엔 해야할 목록이 엄청 많은데, 책의 뒷 내지엔 꿈꾸는 레오 그림만 있을뿐 목록은 없습니다.
이 책을 읽고, 아이보다 제가 느낀 점이 더 많았습니다.
“다 못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어떨까?” 이 부분이지요. 아이에게 자꾸 하라고, 많이 알라고 드러내놓진 않아도 그런 뜻을 내비춘 적은 없는지 돌아보게 되고, 뭐든지 빨리, 많이 알려는 준하군에게도 이 말에서 많은 걸 느꼈을거라 짐작합니다.
아이와 함께 생각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 생각 나누기 : “준하는 언제 분신이 있으면 좋겠고, 몇 명이나 있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이야기 : 하나는 집안 일하고, 하나는 요리만 하고, 하나는 준하랑 놀고, 한 명은
아빠와 얘기하고, 한 명은 잠자고, 한 명은 책 읽어야 하니깐
5명이 더 필요해요, 엄마는.
준하의 이야기 : 한 명은 놀고, 한 명은 자고, 한 명은 책 읽고, 한 명은 컴퓨터 하고,
한 명은 유치원 가면 되요.
4명이 더 필요하네~ 그 중에 진짜 나는 책 읽으면 되겠다~
두 번째 생각 나누기 : “레오가 자꾸 늘어나는데 왜 일은 많아진다고 할까?”
엄마의 이야기 : 레오가 많아지면 먹는 것, 설겆이거리, 빨랫감이 많아져서 그런거 아닐까요?
준하의 이야기 : 레오가 많아지면 많이 어지르고, 많이 먹어서 그런 걸까? 잘 모르겠다~~~
아빠의 이야기 : 분신이 생기면 원래 계획했던 일이 빨리 끝나니깐
그 시간동안 또 다른 일을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일이 생기고, 일이 늘어나니깐 일이 많아진다고 하는 것 같다.
세 번째 생각 나누기 : “여기서 마음에 와 닿는 그림이나 글은 뭐예요?”
엄마의 이야기 : “다 못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어떨까?”
준하의 이야기 : “나 하나로도 충분해.”랑 “계획표라도 만들면 도움이 될 거 같았어.” 요 거요.
나도 유치원 갔다와서 뭐하고 놀지 계획표 만들거예요.
그리고 생각이 안나면 만든거보고 놀면 되고~~~ ^^
그렇게 하여 아빠가 만든 <놀이 돌림판>.
특히 주말엔 놀게 없다며 투덜거리는 준하를 위해서 집에 있는 장난감과 노는 놀이, 바깥 놀이, 아빠와 노는 놀이 등등 생각나는 것들을 모두 다 적고, 돌림판을 돌려서 찍어 나오는 놀이를 하면 되게 만들었어요. 덕분에 한 놀이 끝나고 두리번거리지 않고, 돌림판을 보고 마음에 드는 놀이를 정해서 다시 놀게 되었습니다.
이 책 덕분에 많이 알게 하려는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조금은 느긋하게 즐기면서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는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