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말이

연령 10~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8월 18일 | 정가 11,000원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오가는 요즘에 새삼스레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라고 묻는 제목에 책의 내용이 무지 궁금했다. 도발적인 제목만큼이나 뭔가 파격적인 내용을 기대했던 것이다.
교사를 한 적이 있는 하르트무트 삼촌이 조카 토비아스에게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글로 써서 보내고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학교에 가고 싶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시작으로 학교의 필요성,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공부이외의 것들부터 시작한다.
다음은 아주 사소한 모든 것들에 대해 나온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되는 이유, 히틀러같은 독재자를 뽑으면 안 되는 이유 등등이 나열되고 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나쁜 경험에 대해서도 나온다. ‘학교도 실수를 한단다.’ ‘전학생’, ‘왕따아이’ 등등이다. 그 다음에는 좋은 학교 만들기를 위해서는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들. 마지막에는 ‘학교가 정말 필요한가?’하는 제목하에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건 아냐.’ ‘학교는 삶의 일부란다.’등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가 참 좋은 이야기들이다. 문제는 이렇게 좋은 이야기들만 써서 어떻게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할 것인가이다. 아이들이 읽기보다는 부모들이 읽어서 아이의 이런 류의 질문에 상황에 맞게 답을 해줄 수 있는 내공을 기르는 데에는 꽤 쓸모가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청소년문고이지만 사실 편지를 받는 토비아스는 청소년이 아니라 어린이이다. 삼촌은 토비아스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친철하게 자신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와 주변의 이야기들을 사례로 들면서 설명해나간다. 아이들의 학교에서도 늘 일어날만한 일들이지만 현상을 객관화시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결론은 교육학자답게 늘 너무나 바람직한 이야기들이다.

학교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읽어볼 만하다. 그러나 뭔가 신선한 해결책이나 도발적인 의견을 기대하진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