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이 되어서 학교에 처음 가는 날.
새로 만나는 친구와 선생님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런데 늙은 할아버지 선생님이었다. 올해가 정년인.
손에는 분화구처럼 검은 점들이 박혀 있고, 얼굴에도 검은 점이 나 있었다. 그래서 달마시안처럼 보였다.
문석이는 그런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학교에 가기 싫었다.
그런데 그 달마시안 선생님이 씨앗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심게 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씩 해 주셨다.
아이들과 같이 수박 서리 하던 일,오징어 다리로 쥐 꼬리 만들던 일을 이야기 하는데 한 번에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해주셨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학교 생활이 더 재미있어지게 된다. 그리고 달마시안 무늬도 점 점 옅어져 보이게 된다.
아이들 하나 하나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해 주시는 선생님.
선생님의 하나 뿐인 가족인 아내가 죽게 되고 신문에는 부고가 나는데…
유족으로 00초등학교 제자 000 라고 쭉 써 있었다.
나이 많은 교감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라고 싫어하던 아이들은 선생님을 대법관 보다도 더 크고 중요하게 보게 된다.
얼마전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어린 초등학교 아이들도 꽤 관심이 있었나 보다. 어른들은 선거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의 일인양 아는 체를 했다. 선거전 날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선거 유세를 나온 한 후를 만났다. 우리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을 위해서 꼭 투표하고 찍어달라고 했다.
과연 어떤 것이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방학이라 놀고만 싶은데 놀 수가 없다. 3학년만 되어도 개학후 바로 세 가지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영어듣기 평가,수학성취도 평가,독서경시대회. 무시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아이가 바로 3학년이다. 1학년인 동생을 보며 부러워한다.
학교 담임 선생님이 달마시안 같은 선생님이라면 그나마 학교 갈 맛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