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이는 도서관에 갈 때마다 매번 한두 권씩 신기한 스쿨버스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미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많이 너덜너덜해진 낡은 책을 읽어주기가 즐겁지만은 않았다.
거기다 만화책 같은 말풍선과 메모지 형식의 보고서는 어떤 순서로 읽어주어야 할지 난감하기도 했다.
아이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프리즐 선생님과 어디든 갈 수 있는 신기한 스쿨버스를 타고 떠나는 과학여행을 부러워했지만 읽어주어야 하는 나는 책의 매력의 빠지지도 못하고 그저 읽어주기 힘든 책이라는 낙인을 찍어 버린 책이었다.
후속권이 나오지 않자 아이들 관심 밖으로도 서서히 밀려나던 책이 7년 만에 <아놀드, 아인슈타인을 만나다>를 읽고는 오랜 친구와의 우정이 생각난 듯 다시 찾게 된 시리즈이다.
너무나 유명해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이야기인 신기한 스쿨버스가 이번에는 프리즐 선생님과 친구들이 과학관의 종이 스쿨버스를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을 통해 만나는 과학자들 이야기이다.
아널드가 만나는 아인슈타인의 생애 정도로 생각했던 이야기는 과학자의 단순한 위인전이 아닌 과학과 과학적 접근 방법이 무엇인지를 여러 과학자를 통해 알려 주고 있다.
과학이란 어려운 게 아닌 새로운 생각을 시험하는 과정이라는 프리즐 선생님의 설명과 함께 시작된 여행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주장을 펼쳤던 코페르니쿠스를 시작으로 커다란 우주에 대해 연구했던 갈릴레이, 뉴턴을 만나게 된다.
곧이어 미생물학의 아버지 레벤후크, 박테리아를 찾아낸 파스퇴르를 소개해 보이지 않는 작은 세상에 관심을 가졌던 과학자들도 소개하고 있다.
또 자신들이 발견한 라듐에서 방사능이 나온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퀴리 부부의 이야기는 과학이 때로는 목숨을 건 모험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평생 우주를 움직이는 숨은 힘을 연구했던 아인슈타인을 만나는 것으로 긴 여행은 끝난다.
과학은 ‘왜?’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그 의문을 풀어가는 학문이다.
이렇게 쉽게 정의 내려지는 과학이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현장감이 떨어지고 직접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중 하나이다.
이렇게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도 교실에 앉아 슬라이드를 보며 잎을 분류하고 관찰하는 것이 아닌 직접 자연에 나가 보고 만져본다면 과학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신기한 스쿨버스가 오래도록 사랑 받는 건 단순히 변신 가능한 스쿨버스와 엉뚱한 프리즐 선생님의 등장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넓은 우주에서 몸속까지 직접 체험하는데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들으며 우리 아이들이 과학이 책상에 앉아 죽어라 공부해야 하는 따분한 과목이 아닌 끊임없이 질문에 생각하고 실험해 보는 즐거운 과목임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