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 하양 토끼일까? 하양 까망 강아지일까?
여름방학이 되자 할머니 집으로 놀러를 간 가스파르와 리자는
첫날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밖에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집안에서 사고만 칩니다.
할머니랑 같이 과자를 굽기로 한 가스파르와 리자는 식탁에 올려져 있는 밀가루를 엎고
크림을 부어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는 할머니한테 혼이 나 방으로 쫓겨나고
수레와 장난감으로 온통 방안을 유령의 집으로 만들어 놓아 그 다음엔 엄마에게 혼이 나 다시 거실로 쫓겨나고 마는데
역시나 거실에서도 테니스 경기를 TV로 시청하는 아빠에게 혼이 나고 맙니다. 거실 진열장마다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는
유리그릇과 멋진 장식품들은 그 앞에서 테니스 라켓과 공을 드는 가스파르와 라지의 행동을 야단치시는 아빠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기에 하필이면 벽에 걸린 그림을 자기 멋대로 오려서 조각 맞추기를 하고 노는 가스파르와 리자의
말썽도 애교로 보일 수 밖에 없을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이제 큰 일이 났다!’ 라고 가슴 졸이는 상황이
평소 뒤 돌아서면 사고투성인 우리 아이 같아서 자꾸 웃음이 나왔어요.
진작에 가스파르와 리자를 만났다면 훨씬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이가 실수 쯤해도 모른척 눈감아 줄 수 있는 넓은 아량도 이 책을 읽으며 저절로 생겼을 거란 생각이 들어
우리아이 여름방학에 맞춰서 엄마, 아빠와 함께 읽어주면 아주 좋은 책이라 생각되어요.
그다지 책 크기나 무게가 크지도 않고 무겁지 않아서 가족끼리 할머니집이나 여행을 갈 때도
‘가스파르와 리자의 여름방학’ 을 챙겨가도 좋을 듯 싶어요.
가스파르와 리자라는 새로운 캐릭터만큼 붓터치가 그대로 느껴지는 한폭의 유화 그림이
지금, 우는 진지? 웃는 건지? 그림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두 주인공의 마음을 아이의 입을 통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아이의 마음에 기울어 보세요.
그러면 이 책을 보는 재미가 두 배는 더 할 거 같아요.
*가스파르와 리자의 여름방학을 읽을 때 이렇게 읽으면 더 재미있어요.
1.이야기를 시작을 책 표지에서부터 시작해 주세요. -보통은 책 표지는 책 제목만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가스파르와 리자의 여름방학은 책 제목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창 밖으로 비가 오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는 가스파르와 리자가 그 다음장에 우산을 쓰고 밖에 나가서 노는 모습, 그리고 할머니 손에 이끌려 다시 집으로 들어와 젖은 몸을 씻고 말리는 모습까지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전 단계에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빠가 그림에 맞는 이야기를 짧막하게 꾸며서 읽어주세요.
2.처음부터 끝까지 표정이 없는 책 속의 등장인물에 표정을 불어넣어주세요.- 책을 읽을 때 책 속에 등장하는 할머니,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표정을 보여주세요. “세상에, 이게 뭐야!” 라고 소리를 치는 할머니 대사와 표정을 하고 반대로 아이에겐 혼이 나는 가스파르와 리자의 표정을 보여달라고 해보세요.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예전에 경험한 경험이나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며 책 속의 두 주인공의 기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