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단한 내용의 책이다. 그렇지만 어린 아이들에겐 단순한 말이 반복됨으로써 언어를 배우는 입장에선 매우 좋아하는 책이다. 우리 아들도 참 재미있게 본 책 중 하나이다.
엄마가 짜주신 소중한 조끼를 친구들에게 어때 정말 멋지지? 하며 자랑을 했는데 오리친구가 정말 멋진 쪼끼다! 나도 한번 입어 보자며 띄워주는 척 하더니만 자기도 입어보고 싶다고 한다. 그것도 새거를…
그러자 생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친구에게 먼저 입어보라고 하기가 쉽진 않았을 거다.
어른인 나만해도 내가 먼저 입지 않은 새옷을 친구가 빌려달라고 했을때 거절했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다가 결국은 입어보고 싶다는 친구한테 조끼를 빌려주게 되는데 그게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었다는 게 이책의 진미다.
오리한테 빌려준 조끼는 계속 입어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조끼를 입어봤던 친구보다 덩치가 더 큰 원숭이, 원숭이보다 더큰 물개, 물개보다 더큰 사자, 사자보다 더큰 말, 말보다 더큰 코끼리가 입어보면서 조끼는 점점 늘어나고야 만다. 갈수록 태산이다. 마침내 줄넘기처럼 늘어져버린 조끼!
친구들은 조끼를 입어보면서 한결같이 조금 끼나? 하고 조금은 민망한 듯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신의 욕심이 좀 과했다는 걸 느낀 것 같은 말과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더큰 덩치의 친구들이 조끼를 입어보고 싶다고 할때 자기것도 아니면서 거절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니 참 그도 그렇다.
여하튼 이런 연유로 우리의 생쥐는 걱정투성이의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는 조끼를 끌고 간다. 엄마한테 혼날 생각과 함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슬픈 마음이 엇갈렸을 것이다. 그걸 본 코끼리가 생쥐가 안됐는지 늘어난 조끼를 가지고 그네를 태워주는데 비로서 생쥐의 얼굴엔 웃음이 피어나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각을 전환하면 새로운 상황의 즐거움을 맛볼수 있다는 걸 알려준 책이다.
흑백톤의 그림에 빨간 조끼, 간결한 그림이 그 상황에 집중하게 해준다. 이 책이 마음에 들어서 생쥐가 나오는 또또 시리즈를 사게 되었다. 정말 꽤괜찮은 책이었다. 3-4살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 언어 배우기에 좋고 좀더 큰 아이들은 상황에 대해 생각을 해볼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