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앞표지에 나와 있는 두 마리의 빨간 여우를 자세히 보면 커다란 여우는 주름살이 있고 이빨이 하나이며 작은 여우는 코도 쫑긋…이빨도 가지런히 많이 나있다
그렇다면 이 둘의 관계는?
바로 할아버지와 손자이다…..^^
한 때 ‘강철이빨’로 불리웠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자신의 일생을 아주 재미나게 들려주는 이 책은 둘이서 하던 체스를 끝낸 후 손자의 이 질문에서 비롯된다
‘할아버지는 왜 이빨이 하나밖에 없어요?’
어쩌면 내 아이가 할아버지에게 던질 만한 질문….^^
할아버지는 자신의 그 많고 강한 이빨…그래서 ‘강철이빨’로 불리웠던 젊었을 적 얘기부터 손자인 르나르도에게 들려준다
자신의 이빨이 남달라서 붙여진 ‘강철이빨’이라는 별명과 자신만 보면 무서워서 숨는 동물들…그러다가 어느날 나무 오리인 줄 모르고 덥썩 물다가…하나 잃고…
또 밤중에 괴물을 만나서 이빨 하나 또 잃어버리고….
‘최강 이빨 모임’에 나가서 이빨 자랑하다가 몇개 잃어버리고…
아주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누구나 청년시절의 한 두번쯤은 이런 치기어린 마음을 가지지 않나..란 생각도 해보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젊고 용감한지를 보여주는데 쏟기도 하는 열정들
‘최강 이빨 모임’에 나가서 우쭐했다는 경험담을 들으면서 그 강철이빨 몇개를 잃어버린것 보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을 더 중요시 했을 젊은날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이’강철이빨’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일이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할머니를 만나서 결혼하고 아빠가 태어난 후’라고 ‘강철이빨’은 얘기한다
바로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젊었을 적 마구 사용했던 이빨들이 이제 소중하게 된 할아버지….
그 이빨들을 매우 소중히 다루지만…소중히 다루는 이유는 남에게 보이고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서로 바뀐다… 닥치는 대로 사냥하고 계절도 가리지 않고 쉬지 않고 뛰면서 이빨을 쓸 수 있는대로 다 쓰게 되었다는 할아버지…
읽다가 문득 나의 아버지가 생각나게 한 부분이였다
내 아버지가 당신의 가족을 위해서 그랬던 것처럼…지금도 일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아직도 부양해야할 가족들 때문이라지만 그래서 항상 감사하고 그래서 또한 죄송스러워지는 마음이 들기도 하다….
사랑하는 가족이므로…자신의 몸보다도 더욱 소중히 여기는 가족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부모님의 희생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알수있기를 바래본다
이젠 ‘강철이빨’ 할아버지…늙어서 이빨도 별로 없는데다 약해져서 계속 한두개씩 이가 빠지다가 결국 하나 남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래도 나머지 하나 남은 이빨은 진짜로 강철이빨이라며 사냥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문지방을 지나려다 걸려 넘어져서 하나 남은 이빨마져 빠져 버리고만다…..
행운의 이빨이라며 손자인 르나르도는 그 이빨을 자기가 가지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삶은 또 이어진답니다’
라는 글과 함께 웃는 얼굴의 르나르도 모습으로 끝을 맺는 이 책은 그 손자도 할아버지처럼….그리고 아버지처럼 자신의 가족이 생기면 똑같이 이어갈거라고 작가는 말한다…..바로 세대를 이어갈 부모의 사랑은 변치 않을거라고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 아이도 분명 그러하듯이….
부모의 희생과 사랑을 알려주는 이 책은 ‘이빨’이라는 모티브를 가지고서 아주 유쾌하고 재미나게 그려 나간다…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변친않을 부모의 참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