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봉지 공주>라는 책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이 책은 공주와 왕자가 나오는 동화책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을 법한 공주이야기가 아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는 내용을 접하게 된다
전래 명작들의 공주이야기를 뒤집어놓은 듯한 이야기 설정….
왕자가 공주를 구하러 가는 설정이 아니고 공주가 왕자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다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왕자의 모습과 공주의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공주의 모습은 그저 이쁘기만하고 여린듯 다소곳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도 솔직해보이며 약간은 개구져보인다고나 할까….^^
엘리자베스 공주에겐 비싼 옷들과 성이 있다
그리고 결혼할 로널드 왕자도 있다
그런데 어느날 용이 나타나서 비싼 옷들과 성을 모조리 불태우고…. 거기다가 왕자까지 사로 잡아가 버린다
공주는 용을 뒤쫒아 왕자를 구하러 가는데 입을 옷이 다 타서 종이봉지를 주워입고 가게 된다
용이 사는 동굴 앞에서도 아주 당당한 이 엘리자베스 공주……^^
공주는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오로지 지혜로만 용을 지쳐서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왕자를 구해줬는데… 로널드 왕자에게 고맙다는 말대신 엉망인 꼴을 하고 왔다며 진짜 공주처럼 챙겨입고 다시오라는 말을 듣는다….^^
공주의 시원스러운 대답….
“넌 옷도 멋지고 머리도 단정해, 진짜 왕자 같아. 하지만 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야”
그래서 이 책은 보통의 공주와 왕자가 어떤 상황을 이겨내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해서 두사람은 결국 결혼하지 않았지요…라고 하며 끝을 맺는다
나와 내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매우 유쾌했다
내용이나 펜으로 그린듯한 그림 모두 매우 유쾌한 느낌의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덮어버리기엔 마지막 공주의 대답이 마음을 잡는다
만약에 용이 오지 않았다면 이 공주와 왕자는 결혼했을까?
결혼을 했다면 행복했을까?
‘진짜 공주 처럼’
공주가 커다란 용을 물리치고 자신을 구하러 왔는데….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는지에 대한…용기에 대한….이 공주만큼 멋진 공주는 없을것 같은 상황에서 로널드왕자가 던진 말이다
‘진짜 왕자 같아’
아주 멋진 엘지자베스공주의 대답이다….정확하게 제대로 짚어준것 같다..
이제껏 왕자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아니였다는 말이다
부모들인 우리들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 아이를 겉모습만 왕자처럼 혹은 공주처럼 그렇게 꾸며주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속은 결코 아름답거나 부유하거나 멋스럽지 않은 그런 우리들의 아이들을 만들고 있는것은 아닌지…..
또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겉모습 꾸미기에만 급급하지 않기를……
상대방을 보았을 때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잘못 되었음 또한 이 책을 통해 깨닫기를 바래본다
내면의 모습이 중요하다는 것과 내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음 좋겠다
또 어떤 상황속에서도 종이봉지공주처럼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는 아이로 자라길 바래본다…절대 주눅들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운 종이봉지 공주처럼 말이다…..^^
그림책 속 공주는 예쁜 모습의 공주가 아니다
종이봉지 공주는 로널드 왕자 말처럼 머리도 옷도 엉망이다
하지만 내게 비친 공주는 너무도 이뻐보였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비록 커다란 용이지만 절대로 무서워하는 기색조차 없는 용감한 공주의 모습은
처음에는 별로 이쁘지 않은 공주라고 생각했었는데 점점 이뻐보였다……^^
결혼하지 않게 되었지만…해지는 지평선을 향해 손을 벌리며 뛰어가는 경쾌한 공주의 뒷모습을 보며 이 책을 읽는 모든 아이들이 종이봉지 공주처럼 세상을 당당하게 맞서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