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슈렉>을 아이들이 좋아하고 인기가 있어서 보게 된 책이었다. 보통 영화와 책을 같아 봐주면 비교도 할수 있고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슈렉> 만화영화는 그래도 귀엽게 봐줄수 있었는데 이 책의 슈렉은 한마디로 괴물이었다. 정말 못생겼다.
슈렉의 엄마, 아빠도 못생겼는데 그보다 더 못생겼고, 오죽하면 뱀이나 마녀, 천둥과 번개, 심지어 용마저도 슈렉의 그 못생김과 지독한 냄새 때문에 두 손 두 발을 다들고 만다. 그러니 그가 가는 길은 거침없다. 모두 피해 준다. 꽃과 나무, 새, 사람들 모두 다 말이다.
그리고 그는 유별나게 자기 보다 더 못생긴, 정말 끔찍하게 생긴 공주를 찾아 떠나고 공주를 만나선 최고로 아름답다고 한다. 여기선 우리가 아는 미의 관점이 뒤바뀐 셈이다.
더욱 웃긴 건 슈렉이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처음 보고선 무시무시해서 겁먹었다가 자신의 모습이라는 걸 알고서는 우쭐해서 쳐다보았다는 거다.
정말 이 책에 나와 있는 글귀는 한결같이 아름답지 않다. 우스운 말 투성이다. -사과잼 롱롱/ 당신의 모습은 너무나 소름끼쳐요 우리 결혼해요/ 저렇게 역겹게 생긴 녀석 본 적 있냐?/ 저 안에는 집안 좋고 못생긴 여자가 산다/ 슈렉은 공주의 코를 덥석 물었어/ 슈렉은 번갯불을 꿀꺽 삼켜 버렸지/ 슈렉은 자기가 그렇게 메스꺼운 존재라는 게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몰라 – 눈에서 레이저 빔이 나오고 입에선 불이 나오는 슈렉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다.
주제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고 감동적인 책에 비한다면 <슈렉>은 기형아였으니까. 위리엄 스타이그라는 사람이 썼다고 하는데 한번 알아봐야겠다. 아무튼 우리 아들은 읽으면서 좋아라 했다. 괴물과 나오는 말들이 우스웠으니까.
우리 아들도 나중에 자라서 슈렉처럼 인정받지 못하는 이방인 같고 남들이 봐선 괴물같이 맘에 안들어도 슈렉이 자신을 아낀 것처럼 당당히 살아갔음 하는 바람이다.
리뷰를 마치고 작가에 대해 클릭해 보았다. 비룡소는 작가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놓아서 금방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웬걸 <당나귀 실베스터와 조약돌>과 <치과의사 드소트 선생님>책이 우리 집에 있었네. 흠 어려운 외국이름이라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기엔 좀 게을렀던 거 같다. 아이한테도 이 세 책의 작가가 같은 사람이란 걸 알려줘야겠다. 오늘 공부도 한가지 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