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도 동물원이 있다. 대전에 동물원이 생기기 전에는 아이들 소풍때 서울 대공원이나 용인으로 못 가면 전주 동물원에 가곤 했다. 나는 전주까지 동물원으로 소풍을 가는 것에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유치원에서 단체로 가는 것이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곤 했다. 난 동물원이 싫다. 물론 동물원에서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보호하기도 하고, 자손을 번식시키기도 하지만 동물원이라는 것이 인간을 위한 것이기에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에도 잘 나타나 있다. 아이를 찾아 헤매는 엄마, 아빠의 애타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동물원에서 맘껏 뛰노는 아이의 모습이 말해주고 있다. 왜? 이 아이처럼 맘놓고 동물들과 어울려 놀 수 없으니까… 이 책처럼 되었다가는 아이 엄마, 아빠가 아이를 찾기도 전에 동물원 난리난다. 사람들이 아이가 위험하다고 신고하지 가만히 놀게 놔둘까? 마지막 장면, 아이의 분홍색 신발 한 짝을 들고 있는 고릴라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이가 기린 목에서 미끄럼을 탈 때 앞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받아주려고 하는 것이 누구인지 여러분도 보면 아신다. 고릴라 궁둥이를 우리 안으로 디밀어 넣는 원숭이도 나를 슬프게 한다. 그냥 나가게 놔두지…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과는 대조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한국 사람 정서에 맞게 정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이의 천진함, 부모의 애타는 눈길,표정, 마음, 동물들에 대한 안쓰러움 등등 여러가지 심정이 교차되는 책이다. 마치 아이의 남겨진 신발 한 짝이 내 손 위에 놓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여러분도 읽어보시면 압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과 비교해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