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에 아이의 글쓰기를 좀더 체계적으로 지도해줄 요량으로 문화센타의< 자녀를 위한 글쓰기 지도> 라는 강좌를 수강했었다.
3개월동안 사실 좀 후회를 하며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교때 공부했던 내용들을 예문과 함께 배우는데 약간의 지루함과 함께 이 내용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목할수 있을까 하는 고민만 늘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좋은 글을 쓸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명해주기가 맘처럼 쉽지 않았다. 그런 찰나에 만나게 된 이책은 많은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었다.
일단 글쓰기에 접근하는 제시글이 셜록홈스의 내용이어서 어른이나 아이나 흥미있고 쉽게 읽어 나갈수 있었다.
창대,주혜,은혜 세명의 아이들과 작가선생님이 펼쳐가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은 매주 단계별로 이어져간다.
첫주와 둘째주는 읽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내용을 이치에 맞는지 논리적으로 따져 보거나 뒤집어 보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키운뒤,전체적인 내용과 책속에 숨어있는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며 읽는 방법을 통해서 역시 ‘책을 잘 읽는 사람이 글도 잘쓴다.’란 말을 이해할수 있게 전한다.작가는 이런 내용을 셜록홈스 이야기를 통해 조목조목 분석하면서 세명의 아이들과 토론을 한다.
셋째주부터 다섯째주까지는 글을 잘쓰기 위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역시 셜록홈스 이야기를 통해서 이끌어낸다.
이부분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려운 글을 써봐야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그것을 고치기 위한 계획도 세울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지껏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때는 늘 쉬운 글로 시작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것이다. 아이가 쉽게 글을 쓸수 있도록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같은 글에만 도전해 볼수 있는 기회를 줘왔던 것이 후회되었다.
더불어 글을 잘쓰기 위한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도 아주 유용할 것 같았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따라 써보면서 자신의 방식으로 고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한다. 학교 선생님들이 동시를 외워서 쓰는 숙제를 내 주신 이유를 비로소 알것 같았다.
글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주인공 세아이들의 글이 점점 나아지면서 좋은 글에 대한 감각이 자연스레 키워진다. 특히 주혜의 완벽한 글과 어설프지만 점점 좋아지는 두아이의 글은 이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하는 휼륭한 예문이다.
여섯째주부터 여덟째주까지는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내용들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가치있게 건진 내용이 있다면 이부분이다. 그중에서도 짝짓기 독서의 중요성을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주인공인 주혜는 <톰소여의 모험>으로 독서감상문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지만 최우수상이 아닌점을 받아들일수 없었다. 선생님이 최우수상 받은 학생의 글을 읽어본 결과 최우수상을 받을 만한 글이었다.
그 학생은 <톰소여의 모험>에서 받은 느낌만 쓴게 아니라, 작가의 어린시절, 당시 미국사회의 모습까지도 철저히 조사해서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쌓은 다음 글을 쓴 것이었다. 생각의 넓이와 깊이가 달랐던 것이다. 이렇게 글을 잘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을 읽을때 같은 주제,소재의 책을 짝지어 읽는 것이다. 그러면 이야깃거리,생각할 거리가 풍부해지고, 다른 작품을 서로 비교 분석할수 있는 힘도 생기며,여러각도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갈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독서감상문 하나를 쓰기 위해 여러권의 책을 비교분석하면서 읽는다는 것은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나로선 생각도 못해본 일이다.
독서감상문은 그저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만 잘 정리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내년부터는 우리 아이에게도 꼬옥 권해보고픈 내용이다.
여덟째주 토요일까지 열심히 읽다보면 아이들에게도 유용하지만 어른들도 배워야할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 풍부한 책이 바로 이책이다.
문화센타에서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지도>를 들으며 헤매기보다 이 책 한권으로 아이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며 글쓰기 수준을 높여가는 어른이 되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