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을 준다는 말에 어린 발걸음으로 30분을 걸어 예배당에 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교회문을 나서기가 바쁘게 입속으로 빨려들어간 줄무늬 사탕의 달콤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질때면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 솟구치곤 했다.
“어아, 달콤해”는 사탕에 대한 역사적 과학적 지식을 전해주고 있음에도 전혀 딱딱하거나 지루하지가 않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쏟아지는 각양각색의 달콤한 사탕 그림들이 아이들에게는 다소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는 설탕에 대한 사실적 접근을 더없이 달콤하고 즐거운 여행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읽어 주는 엄마의 목소리는 사탕에 대한 달콤한 추억으로 들뜨게 할 것 같다.
돌돌 구르는, 쫀득쫀득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사르르, 부드러운, 향긋한 냄새, 어금니에 척척 달라붙는 끈적끈적한….
한 페이지 가득채운 연갈색 봉투속에서 끝임없이 쏟아지는 사탕은 아이들의 눈을 현혹하고 사탕을 묘사하고 있는 다양한 표현들은 다음 장을 넘기게 한다. 사탕을 만들어내는 사탕공장 그림은 챨리와 초코릿 공장의 윌리윙카의 공장보다 더 매력적이다. 이렇게 독자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하고는 달콤한 모든 것들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설탕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가고 있다.
자주 먹는 것이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아니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설탕에는 참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숨어 있었지만 백과사전의 몇줄로 알 수 있는 것들인지 모른다. 그러나 설탕의 역사와 에피소드를 탁월한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 설탕이야기가 아주 신비한 보물 이야기로 느껴진다.
아름다운 그림과 양념처럼 넣어준 에피소드와 함께 새로운 지식을 접하게 된다면 우리 아이 모두 지식의 달콤함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설탕이 유럽에 전파된 경로를 살피는 것으로 세계역사도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 책인 만큼 설탕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전하면서 사탕을 많이 먹게 되면 어떤 문제점이 나타나는 지 설명하고 본문에서 다 언급하지 못한 설탕에 대한 역사를 연표로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 만든 퍼지와 태피만드는 방법을 따로 설명하고 있어 아이들과 직접 만들어 보도록 자극하고 있다.
사탕을 많이 먹어 온통 썩어 검게 변한 이로 우아한 드레서 양쪽 주머니에서 키스사탕을 꺼내 먹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책장을 덮기전 다시 그 페이지로 돌아가게 된다.
……..
이제 “아이, 달콤해”에서 알려준 사탕공장 견학을 위한 준비를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