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에도 말이다. 남들이 다 싫다고 하면 난 좋은데 좋다고 말할 수 없었던 일 말이다. 괜히 튈 필요 없어서였기도 했고 남들이 다 싫다는 걸 나는 좋아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침묵을 지킨 것이다. 어른이 된 나도 이런데 아이들은 어떨까?
카밀라는 아욱콩을 좋아한다. 근데 반 친구들은 아무도 아욱콩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욱콩을 먹는 건 이상하다고들 다들 생각한다. 아욱콩을 좋아하는 카밀라는 아욱콩을 싫어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너무너무 먹고 싶다. 카밀라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어느날 아침 카밀라의 몸에 줄무늬가 생겨버렸다. 도대체 무슨 병일까? 의사 선생님이 이 희귀한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 조수를 데리고 조사해 보지만 도저히 원인을 찾아낼 수가 없다. 카밀라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아이들은 재미있단다. 알록달록 변하는 카밀라가 너무 예뻐 보인다고 했지만 뒤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증세에 덩달아 심난해 한다.
아욱콩을 다시 먹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카밀라. 남과 같을 필요는 없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게 될 것이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화려하고 개성넘치는 그림도 눈길을 끈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