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없는 그림책을 읽어보자

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10월 22일 | 정가 15,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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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없는 그림책은 엄마들에겐 당혹스럽다. 그림만 보고 상상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한번 생각을 바꿔보자. 그림책 한 권으로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책 한 권으로 여러 권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은가. 한번 볼 때와 두번 볼 때 모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도 없고 같은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아이는 어제와 왜 이야기가 다르냐고 따져 묻지 않는다. 혹 따지고 든다면 그것 또한 기특한 일이다.

나는 이 책을 볼 때마다 글보다 그림을 본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아 갔다. 밤마다 그림책을 읽어줄 때(지금도 읽어주고 있다) 읽어주는 나는 그림보다 글만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잠시 멈춰 그림을 보려고 하면 다음 이야기를 재촉하는 아이들 때문이다. 허나 이 책은 함께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다. 어제는 의미가 없던 그림이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안보이던 개구리도 보이고, 특이한 개구리도 보인다.

볼 때마다 보지 못한 부분을 서로에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즐겁다. 어쩔 땐 한 문장밖에 이야기 못하지만 어쩔 땐 많은 이야길 하게 되기도 한다. 그림의 현재 상황 뿐 아니라 과거 이야기도 할 수 있다. 할머니가 tv를 켜놓은채 자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각자 말이 다르다. 넌즈시 엄마가 정원에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평소엔 tv를 끄고 자는데 오늘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다가 깜빡 잠든 거라고 이야기하자 아이는 고양이가 집을 나가서 고양이를 찾느라 피곤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둘째는 이 할머니는 우리 할버니처럼 tv만 좋아해서 잠들 때까지 tv를 켜놓은 거라고 한다.

어떤 동화책보다 가장 오래 읽었고 가장 즐겨 읽고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즐거워 한다. 처음 이 책을 샀을 땐 아주 어렸을 때였다. 그때는 엄마 이야기만 들었는데 지금은 자기들이 문장을 만들어 낸다. 요즘은 한두달에 한번쯤 꺼내 와서 함께 읽는다. 아이들은 새 책을 대하는 듯 즐거워 한다.

부담갖지 말고 글자없는 그림책에 도전해 보자. 화요일 밤 8시 58분 아이들이 잠들 시간에 마법이 일어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