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얽힌 이야기
이 책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어른 ‘야’
-아이들의 독후감을 읽을 때 난 ‘야’가 그런 뜻인줄 몰랐다. ‘야’에게는 두 가지 이름이 있다. 밖에 나가면 ‘사모님’. 집 안에서 남편이 부를 때는 ‘야’
그리고 그의 남편 ‘그 인간’
-밖에서 사람들이 부를 때는 ‘사장님’, 집에서 ‘야’가 부를 때는 ‘그 인간’이다.
저녀석, 도도, 건방진도도, 초롱이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 인간’은 나를 ‘저녀석’이라 불렀고, ‘야’는 나를 도도라 불렀다. 김기사의 ‘어머니’집에서 만난 미미는 도도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도도’에서 딴 이름이라 가르쳐주지만(‘야’가 키우다 버린 개로 라라, 파파, 미미가 있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도도는 한사코 자신을 ‘건방진 도도’로 하고 싶다.
이렇게 건방진 도도는 변덕맞은 ‘야’의 집에서 호강하며 살다 변덕맞은 ‘야’에 의해 김기사 어머니의 집에 버려지고, 또 다시 ‘야’의 변덕에 집에 불려 가지만, 스스로 건방진 삶을 살기로 맘 먹은 이상 탈출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해서 휘청거리의 뭉치와 누렁이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미미가 그랬던 것처럼 동반자를 찾아 사람들 사이를 헤매게 된다. 그러던 중에 편의점 아가씨에게 잡혀서 팔려 갈 뻔한 위기도 맞지만 무사히 탈출하여 동반자로 상자 할머니(상자를 주워서 팔아 먹고 사시는)를 동반자로 선택해 나름 만족한 삶을 살게 되는데… 그러던 중 비오는 날 할머니의 리어카와 오토바이가 부딪히는 바람에 정신을 잃고 마는데, 깨어보니 동물 보호소다. 삶을 자포자기한 채 죽을 날만 기다리던 도도는 휘청거리에서 만났던 뭉치를 한 번 더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뭉치의 조언으로 무언가 새로운 삶에 도전해야 함을 느끼고 자신을 돌보기 시작하는 도도에게 정말이지 새 삶이 열리게 된다. 보청견으로 선택되어 훈련을 받게 된 거다. 그곳에서 초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되고 그리고 새로운 동반자로 수진씨 가족을 만나게 된다. 수진씨와 엄마의 귀가 되어 주는 거다. (이 책을 통해 농아자가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듣지 못해 아이가 울다가 귀에 눈물이 자꾸 들어가면 그 아이도 부모처럼 농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보청견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단다. 아이가 울면 엄마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려 주는 거다.) 그리고 그들은 동반자에서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 속의 말을 조금 옮기자면
미미 덕에 내 처지를 정확하게 안 것도 행운이고, ‘어머니’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야’에게서 무사히 탈출한 것도 행운이고, 누렁이와 뭉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상자 할머니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동물 보호소에서 다시 뭉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지은씨 눈에 보청견 후보로 띈 것도 행운이다. 이 모든 게 행운이다. 나는 정말 행운의 개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는 책을 읽어보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건방진 도도군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하다.
*잠깐, 버려지는 개들에 대한 애도의 맘을 잠시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