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그림책들을 보면 컬러풀한 그림과 까만 글씨가 대부분이다… 그런 그림책을 많이 접하다가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흑백 판화로 표현된 그림과 갈색 글이 눈길을 끌었다. 농가에서 키우는 가축들과 그 주변에서 만나는 동물들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아이와 함께 기어도 가보고 껑충거려 보기도 하고 뛰어 보기도 하는~ 4살이상의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참 좋아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말뚝 위에 앉아 있는 작은 새를 노리며 다가오는 고양이를 보고는, 아이(본문에선 ‘나’로 표현)가 손뼉을 쳐서 고양이로부터 그 작은 새를 구해 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화가 난 고양이가 다른 동물을 잡으러 기어가는 모습을 보고 고양이처럼 따라 기어가는 아이, 수탉을 만나 수탉처럼 걸어도 보고, 진흙 목욕을 하는 돼지를 만나 돼지처럼 진흙은 아니지만 마른 땅 위에서 엎드려도 보고, 산토끼, 뱀, 암소, 거위, 말, 다람쥐, 염소, 그리고 청개구리를 만나고 거북을 만날때마다 그 동물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해 보는 아이는 호수가에서 배를 띄우려는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 어떤 동물의 움직임도 아닌 <바로 나처럼> 뛰어가기 시작한다. 아빠를 향해~^^
아이는 만나는 동물들마다 어떻게 걷는지 알려 달라고 한다. “다람쥐야, 난 산토끼처럼 깡충깡충 뛸 수도 있고 말처럼 걸을 수도 있어. 그리고 너처럼 울타리 위로 높이 올라갈 수도 있지. 다람쥐가 어떻게 울타리 위로 올라가는지 나한테 보여 줘.’ 어떤 동물은 아이 말을 알아 듣기라도 하듯 정말 아이가 요구한 행동을 하지만 어떤 동물은 갑자기 나타난 아이 때문에 숨어버리거나 몸을 움츠리기도 한다~^^ 그런 동물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해보는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순수하고 예뻐 보이는지~~^^. 농가에서 키우는 가축은 모두 이름이 있어서 아이는 그 가축들의 이름을 부르는데.. 그것 또한 참 귀엽다. 물론 가축이 아닌 동물들에겐 붙여준 이름이 없어서 그냥 다람쥐야, 뱀아…이렇게 부르지만~.
이 책을 읽어 주다 보면 아이에게 각 동물의 움직임등을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어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주인공인 그 아이처럼 우리 아이도 덩달아 만나는 동물들을 흉내 내게 되는데 그렇게 반응하는 아이 모습이 참 귀엽다~^^. 시키지 않아도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엄마, 저 좀 보세요. 암소같죠.’, ‘지금 저는 거북이예요.’, ‘엄마, 토끼는 이렇게 뛰어요~’.라며 동물들 흉내 내느라 바쁘다~^^ 그리고 <바로 나처럼>이라는 제목처럼 우리는 두 발로 걷거나 뛸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사람보다 말이 빠르다지만 말 흉내를 내면서 네 발로 뛰는 것보다는 <바로 나처럼> 행동하는게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빠르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을 읽히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