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책으로 <<오이 대왕>>과 <<텔레비전 속 내 친구>>를 읽었다. 두 권을 읽으며 인간소외 문제를 많이 다루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저학년용이라 그런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여덟 살 프란츠의 초등학교 1학년 고달픈 생활이 어떻게 다듬어 지는지를 살펴 보는 건 제법 재미있다. 어린 아이라서 자기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 못하고, 때론 할머니, 때론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그 나이의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것은 그 정도로 족하지 않겠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뜨끔한 것. <무뚝뚝이 선생님>을 읽으며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해 본다. 나도 너무 짧게는 얘기 하지 말아야 겠다. 안돼, 앉아, 일어서, 조용히 해… 가 아니라 ‘~ 하는 게 어떨까?’, ‘좀 조용히 해 주겠니?’… 하고 말이다. (잘 될까?) 1학년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지만, 1학년 선생님들은 정말이지 친절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4시간 수업을 마치면 선생님들이 진이 쭉 빠진다고 하시는 거겠지. 나도 친절한 선생님 되기가 자신 있을 때 1학년 교사를 한 번 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해 보았다.
<나의 적 에버하르트>를 읽으면서 힘을 힘으로 이기기 보다 지혜로 이겨낸다면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릴리 누나가 살살 꼬셔서 에버하르트를 프란츠의 보디가드로 만들어 준 이야기도 미소를 짓게 한다.
작가의 책 <<깡통 소년>>도 책꽂이에서 잠만 자게 할 것이 아니라 이제 꺼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