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아프리카에 대해서 알려 줄 수 있는 그림책이 몇 권 있던 터라 이 책 제목만 보고 비슷한 맥락(아프리카의 문화를 설명해주는 등등)의 이야기책이지 싶었다. 하지만 내용을 보니 조금 달랐다. 아프리카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하지만 아프리카처럼 그렇게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타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들 문화에 대한 이해를 다루는 책이다.
똑같은 모양의 집과 똑같은 모양의 정원을 가지고 있는 연립주택의 사람들, 모두들 똑같이 텃밭을 가꾸고, 그 날이 비가 오든 오지 않던 정해진 똑같은 날에 장을 보는 사람들이 사는 이 연립주택에~ 소년의 바로 옆 집에는 특이한 아줌마가 산다. 알아들을 수 없는 희한한 말을 쓰고 갈색 피부를 가진 아줌마,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그 아줌마는, 다른 이웃들처럼 정원을 가꾸지 않아 풀이 무성하고 텃밭도 가꾸지 않으며, 정해진 날 장도 보지 않고 보고 싶을 땐 아무때나 장을 본단다. 그 옆집 아줌마가 하루는 연립주택 안에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양으로 세워져 있는, 자신의 뜰의 창고를 부수어 버린다. 그러자 이웃들은 똑같이 있던 창고를 부쉈다고 손가락질을 하며 화를 내지만… 부숴버린 그 터에다 아줌마는 진흙을 가져와 집을 짓는다. 이런 모습을 항상 옆에서 지켜 보는 소년을 진흙집이 완성되는 날 아줌마는 그 진흙 오두막으로 초대하고… 아줌마는 그 오두막에서 함께 차를 마시며 창고를 부수고 진흙집을 짓게 된 이유를 소년에게 얘기해 준다. ‘가끔가다 이렇게 오면 좋을 것 같아서. 저 집에 사는 게 지겨워지거나 고향이 그리워질 때마다 말이야. 이따금 고향 집에 가고 싶을 때가 있거든.’이라며…
장보는 날까지도 같다는 연립주택 사람들… 읽으면서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 했다 싶었지만, 어쩌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들을 쳐다볼땐 똑같은 날 장보는 사람들처럼 느낄 수도 있겠다 싶다. 같은 문화를 공유하며 같은 이해 속에서 오래도록 살아 온 우리들을 본다면 말이다. 요즘은 다양한 민족들, 다양한 나라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살고 있다. 그들의 눈에 우리가 그렇게 비치는 것이 잘못되었다 할 것 없듯이, 우리 눈에 비치는 타국인들이 우리들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해서 손가락질 하면 안되겠지~. 그저 옆에서 지켜보고 아줌마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해 준 이 소년처럼 인정해주면 되는 일인 것을 말이다. 그들의 문화가 있음을, 그들의 언어가 있고, 그들의 사고가 우리네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그걸 우리네처럼 하라고 강요할 순 없겠지~. 다 똑같은 연립주택 안에 홀로 다른 모양의 집을 가지게 된 그 집에 언제든지 초대 받을 수 있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