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한마리가 도심지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길을 떠나게 되는데…
산양은 내려가면서 양을 보게 된다. 같이 가자고 한다. 가다가 소를 만나고 돼지를 만나고 당나귀를 만나 같이 소리의 정체를 알고자 내려간다. 각자의 자리를 일탈해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산양이 이끄는대로 동물들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해프닝들이 일어나고 동물들은 각자의 주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제는 산양을 따라가지 않고 각자의 길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브래멘 음악대가 생각이 났다. 여기서는 그냥 산양의 호기심으로 인해 다른 동물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고 마을에서 소동을 피운다는 내용이지만 말이다. 브래멘 음악대가 시작되는게 더 암울하고 사건이 더 재미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는 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전원의 풍경에서 자신의 자리에만 있지 않고 마을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산양도 은근히 재미있고 순순히 따라가는 동물들도 귀엽다. 마지막에 이런 도심지에서 벗어나 모험을 끝내고 각자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는 장면에 그려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도심의 매연에 쌓여있다가 다시 맑은 공기를 마시는 느낌이 들어 머리가 맑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