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로 나온 후에 봤는데 영화보다도 재미있었다.
기존의 아름다움이 주인인양 행세하는 것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는 것에서 속이 시원해졌다.
이 책도 슈렉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작가의 이름을 보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별종같이 생긴 모습에 너무 화려해서 어색하기 짝이 없는 괴물들이 나온다. 이 괴물들이 거부감이 드는 건 아니다. 표정이 상당히 귀엽기 때문이다.
녀석들이 살고 있는 곳은 부글 부글 끓고있는 바다 가운데 한 섬이다. 이 섬은 정망 엉망진창이다. 완전히 아수라장같다고나 할까? 도덕, 윤리, 선같은 우리 사회의 중심 가치관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 곳이다. 아이들이 심술을 마음 놓고 부리는 것처럼 괴물들은 자신들이 심술을 적극적으로 부리며 살고 있다. 이 섬의 환경은 낮에는 너무 뜨겁지만 밤은 모두가 냉동이 될 정도로 차가운 곳이다. 그러나 괴물들은 아주 행복해하면서 살고 있다.
어느날 이 평화로운 섬에 한송이 꽃이 피어난다. 괴물들은 이 이상한 생물을 보고 괴로워한다. 꽃이 너무 예쁘고 향기롭기 때문이다. 꽃이 한송이, 두송이 .. 계속 피어나면서 괴물들이 사라지게 된다. 괴물들이 살던 곳은 지저분하고 엽기적인 것들이 쓰레기들이 치워지듯 치워지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것으로 가득차게 된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다. 엉망진창인 섬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새롭기도하고 재미있기도해서 정말 그런 세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괴물들이 장난을 치며 엽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을 때 평소에 윤리적으로 억압받아 억눌렸던 것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았다. 정말 나도 가보고 싶은 섬이야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활기있고 재미있고 엽기적인 섬이 또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섬은 정말로 아름다운 꽃향기가 피어난 것이다. 감동스러웠다.
쓰레기장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이 한송이 꽃의 아름다움은 더욱 두드러진다. 어쩌면 섬은 그 동안의 역사를 잇기 위해또다른 역사를 시작하고 있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괴물들이 살았던 엽기적인 섬을 토양삼아 아름다운 꽃섬이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다 보고 난 후 마음 속에 아름다운 꽃이 가득 차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