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지는 가난하고 순박한 청년이다. 샌지의 방 아래에 있는 빵집에서는 고소한 빵냄새가 풍겨온다. 그 냄새에는 가격이 있을까?
샌지는 작지만 아늑한 방을 얻는다. 샌지가 살아보니 생각보다 더 마음이 든다. 가난해서 무엇을 잘 먹지 못하는 샌지에게는 아래층에 있는 빵집에서 풍겨오는 빵냄새가 먹는 것처럼 샌지를 배부르게 하기 때문이다. 아랫집은 빵을 꽤나 많이 팔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가게 주인은 부자일 것 같다. 샌지는 어느 날 빵집 주인에게 자기가 빵집에서 풍겨오는 냄새를 맞는다고 하면서 말을 붙인다. 샌지는 아마도 그 빵집의 빵냄새를 좋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을 듣고 주인은 샌지를 측은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빵냄새를 맞은 값을 내라고 한다. 맙소사!
재판소까지 가게된 불쌍한 샌지. 이 얘기를 들은 재판관은 돈 5냥을 가져오라고 샌지에게 말한다. 가난해서 돈이 없는 샌지는 친구들에게 어렵게 돈을 꾸어 마련한다. 재판소에 모인 사람들을 보자. 샌지는 죽을 상이고 빵집 주인은 돈 받을 것을 생각하니 신이 난다. 샌지의 친구들까지 와주었다. 꼼짝없이 당하게 된 샌지.. 샌지에게 도망갈 쥐구멍조차 보이지 않는 듯하다. 재판관은 돈을 5냥을 항아리에 한냥씩 넣는다. 모두 귀 기울인다. 빵집 주인은 곧 자신의 돈이 될거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더 귀를 기울였겠지. 재판관은 빵집 주인에게 다 들었냐고 물어본다. 주인은 다 들었다고 한다. 재판관은 소리를 들었으니 받은 것과 같다고 한다. 주인도 더 이상은 할말이 없다. 현명한 재판관에 의해 샌지는 위기를 탈출하게 된다.
탈무드같은 책에서 꽤 보는 얘기이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재미가 있는 걸까? 아마도 그림이 큰 것 같다. 그림에 나오는 풍경. 그리고 인물들이 성격을 드러내는 특성들의 생생함. 이런 것들이 보는 재미를 더 느끼게 해주고 그림 속 세상으로 빠져들게 한다. 배경이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배경 같다. 그런 이색적인 면을 생생하게 표현해서 새롭다. 그런 곳에도 빵집이 있나 하는 의아함도 들지만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내용까지 재미있어지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 이색적인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