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라고 하면 겁부터 내고는 하이톤의 목소리로 인사하곤 하는데..

깜장 콩벌레는 너무나 귀엽기만 하네요.

새침떼기 같기도 한 깜장 콩벌레를 누가 징그럽다고 할까요?

 

  

통! 떨어진 이술방울에..

툭! 떨어진 감꽃에..

퉁! 떨어진 새똥에 놀라 자신의 몸을 돌돌 말아 깜장콩이 되는 깜장 콩벌레.

포슬포슬한 풀밭에 숨기도 하고, 노란 꽃 환한 숲속에, 깜장 콩 떨어진 콩밭에, 울퉁불퉁 흙길에, 똥글똥글 염소똥에 숨기도 하네요.

그러고는 슬몃슬몃 더듬이가 나오고 발이 빼는 깜장 콩벌레.

 

깜장 콩벌레의 표정 하나하나가 행동 하나하나가 재미있게 그려졌어요.

게슴츠레해졌다가 똥그란 눈의 놀란 표정, 숨죽이며 숨어있는 표정..

깜장 콩에서 깜장 콩벌레로의 변신 또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돋우기 좋았어요.

콩이 반으로 갈라지고 더금이가 나오고 발이 나오고.. ㅋㅋ

공벌레의 습성을 이렇게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놓으니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콩밭에, 흙길에, 염소똥에 숨어있는 깜장 콩벌레를 찾는 재미까지 더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책은 반복해서 나오는 어구가 재미있답니다.

“깜짝 놀란 깜장 벌레, 몸을 돌돌 맙니다. 깜장 콩이 됩니다”

마치 읽으면서 동시같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읽어줄 때 음을 넣어서 읽어주게 되네요~

반복적 어구에 운율을 살리면서 책읽기에 재미를 넣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도 재미있는지 “또” “또”를 연발하네요~~

또한 포슬포슬한 풀밭, 슬몃슬몃 더듬이가 나오고, 피이잉 피이잉 바람이 부는 이 책!!

의성어 의태어로 아이들의 어휘력과 표현력을 높여주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잠시나마 어린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볼 수 있었어요.

흙을 파거나 산에 오르면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공벌레.

무섭거나 헤를 끼치지는 않은데.. 어린 마음에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죽은 척 움직이지 않은 공벌레.

그래선지 남자아이들은 장난도 치곤 했었네요.

하지만 요즘은 공벌레가 흔히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기도 하네요.

 

그리고 깜장 콩벌레의 그림은 콜라쥬 기법으로 정성들여 만들어진 책이예요.

천 조각과 단추, 콩, 그리고 실사의 사진과 그림으로 만들고 오리고 바느질하여 풀밭과 감꽃, 바람등을 표현하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너무 예쁜 작품인 것 같아요.

따스하고 정감있는 모습에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웃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깜장 콩벌레의 살아있는 듯한 표정과 메뚜기, 애벌레, 달팽이 친구들이 따라다니면서 상황연출하는데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