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야, 꼭 글로 쓰지 않아도 된단다. 사진이나 그림을 붙여도 되고……
……네가 그림을 그려도 되고, 나뭇잎이나 꽃을 따서 붙일 수도 있지.
그냥 네가 어떻게 지냈는지 흔적을 남기는 거야.”
우리아이가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나도 미레유 아줌마처럼 얘기 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부러웠던 부분입니다. 그냥 남들도 모두 일기를 쓰니 너도 한번 써보련? 했던 것이 다였는데 말입니다. 그 때 저렇게 말해 줬더라면 지금쯤 자신의 일기를 쓰는데 조금 더 쉽게 쓰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5살 때 아이가 쓴 일기장을 보면서 가끔 아이와 함께 웃습니다. 글은 거의 없고 그림만 난무(?)하는 일기장이지만 무언가 흔적을 남기고자 애쓴 자국은 또렷 했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글을 또박 또박 쓰는 6살이자만 엠마처럼 그렇게 일기를 쓰고 싶다면 써도 된다고 얘기 해주었습니다~^^.
그럼 책 속에 엠마는 어떻게 일기를 썼을까요? 엠마는 자신의 이름 외에는 글을 쓸 줄 모르는 꼬맹이입니다. 그런 엠마에게 가끔 책을 선물하던 미레유 아줌마가 어느 날 일기장을 선물합니다. 어떻게 일기를 써야 하는지 알려주면서 말이지요. 엠마는 미레유 아줌마가 말해준 것처럼 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엠마의 일기를 보면 그 또래 아이들의 순수함이 잔뜩 묻어 있어 절로 미소가 피어납니다. 하루는 그림을 그리고, 하루는 껌포장지를 붙이고, 하루는 사진을 붙이고, 하루는 향수를 떨어 뜨리고, 하루는 지하철표를 끼워 넣기도 하면서 써내려간 엠마의 일기. 미레유 아줌마를 만난 날, 아줌마에게 자신의 비밀 일기장을 살짝 보여 줍니다. 그 일기장을 보여줄 때 엠마의 표정에서 뿌듯함이 보이는 듯합니다~^^.
삽화에 그려진 엠마는 정말이지, 어쩜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앙증맞고 귀여운 엠마와 엠마의 일기가 닮은 것 같습니다. 매일 매일 그 날의 흔적들을 남겨 놓은 일기장을 펴보았을 때 다시금 그 시간들을 떠올릴 수 있겠지요. 또, 하루 하루 자신의 일들을 돌아보며 그 시간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게 되었을 거예요.
재미있는 것은 일주일 동안 일기를 쓰면서 하루는 깜박하고 쓰지 못한 부분입니다. 일기라고 해서 꼭 매일 매일 적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억지로 하면 되려 좋지 않겠지요. 하루를 되돌아보며 자신이 한 일과 생각들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 즐겁다 느끼게 되면 자연스레 매일 매일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 가끔은 엠마처럼 일기를 쓰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이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나 일기를 쓰면서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난 책읽기가 좋아>시리즈 독서레벨 1단계 책이니만큼 간단 간단한 문장들이여서 막 읽기독립을 시작한 아이들이 쉽게 읽기 도전(?)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또래 아이들의 생활을 그려놓은 동화라서 더욱 잘 읽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