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광 스텔라 게임회사를 차리다

시리즈 즐거운 지식 10 | 미리암 외찰프 | 그림 박우희 | 옮김 김완균
연령 10~15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11월 28일 | 정가 12,000원

어린이 경제소설의 새로운 별

“돈 있으면 안 되는게 어딨니?”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이 큰 힘을 발휘하는 요즘, 세계의 경제를 이끄는 미국이 세계를 이끌고 경제적으로 부족한 사람은 문화, 생활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떠나서 인간답게 살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기가 힘들어진 현실이다. 오스트리아의 저널리스트 미리암 외찰프가 쓴 이 책은 주인공 스텔라와 사촌오빠 다니엘이 만드는 모바일 게임(핸드폰 게임)을 소재로 펼쳐지는 경제 동화이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점은 크게 세가지로 설명해 볼 수가 있다.

첫째. 새로운 주제

여러가지 청소년 경제 동화가 나왔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청소년들의 흥미를 끄는데 실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버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공부는 못할 망정 아르바이트로 돈을 번다니 거의 없는 일이다. ‘만화광 스텔라 게임회사를 차리다’에서 돋보인 점은 중간중간에 스텔라가 개발하는 모바일게임 ‘스타 프린세스’의 내용이 언급되기도 하고 게임주인공인 만화광 소녀 스텔라는 컴퓨터광인 사촌 오빠 다니엘과 힘을 합쳐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로 한다. 모바일 게임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 물건의 값이 정해지는 원리, 인기 스타의 광고비가 치솟는 까닭, 사업을 하는 것과 회사를 다니는 것이 각각 지니는 장점, 사업 계획서가 지녀야 하는 요소 등 경제·경영 상식들이 담겨 있다. 독자들은 스텔라가 사업 계획을 짜고 회사를 세우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경제에 대해 익히게 된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에 따라 문제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투기 자본의 위험성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는 한편, 빈곤 퇴치 운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의 사례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곤층의 문제도 지적하여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고 돈을 지혜롭게 쓸 수 있도록 불법 모조품을 알아내는 법, 비싼 물건 값에 껴 있는 거품 등을 알려 준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른들의 경제 활동을 바라보는 존재에 머물지 않고 어엿한 경제 주체로서 활약한다. 모바일 게임 개발이라는 꿈을 향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는 스텔라의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도 경제 활동의 능동적인 주체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흥미로운 소재를 담은 경제 동화

 

요즘의 청소년들은 책보다는 만화나 인터넷, 게임에 더 익숙하다. 그래서 이 책은 청소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주인공 스텔라의 활약을 지켜보다 보면 경제 지식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되는지, 모바일 게임 산업의 특징은 무엇인지, 만화와 게임 산업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도 함께 알게 된다. 또한 스텔라는 인터넷과 핸드폰에 친숙한 세대답게 이를 사업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이러한 내용에 맞추어 일러스트도 원색의 경쾌함과 익살스러운 설정을 통해 마치 만화 컷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이렇듯 이 책은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경제 원리의 이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