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여서 더 그럴까~. 자동차에 대한 호기심이 참말 많은 아이다. 일반 자동차보다는 좀 더 자신의 눈에 색다르게 보이는 차들에 더욱 열광적인데 서너살 때부터 특히 구급차, 경찰차, 소방차, 지게차등등 버스나 일반 승용차보다는 그런 차들에 더욱 흥미를 가졌더랬다. 아마도 생긴 모양이나 또는 하는 일들이 각기 정해져 있다는 것때문인것도 같은데, 그 중 굴삭기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우선 생긴 모양새가 정말 특이하니까~. 국자처럼(우리아이 표현) 생긴데다가 바퀴 모양도 희한하고~ 땅을 푹푹 파거나 힘이 세서 번쩍 번쩍 드는 모양이 신기했었나 보다.
<털털털 굴삭기>…제목만 읽어봐도 굴삭기가 털털털 거리면서 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털털털 굴삭기가 일을 하고 있어요.
왼쪽, 오른쪽! 앞으로, 뒤로!
굴삭기는 예쁘지도, 빠르지도 않지만 일은 아주 잘해요.
첫페이지에 쓰여진 글이다. 굴삭기가 커다랗고 무거운 바위덩어리를 번쩍 들어 올리는 그림과 함께 쓰여진 글을 읽으면서 힘이 센 굴삭기를 떠올리기도 하고, 특히 굴삭기 앞부분이 움직이면서 일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답게 쉽게 쓰여진 글과 그에 맞춘 그림으로 아이들 머리에 쏙쏙 굴삭기에 대해서 더욱 실감나게 인지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렇지만… 굴삭기에 대한 설명글만 있다면 어떨까? 어린 아이들이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이 책은 하나의 스토리를 이어가며 굴삭기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어 흥미있게 읽힌다는 점도 참 좋다.
굴삭기… 일을 할 땐 번쩍 번쩍 힘이 장사고 일도 척척 잘하더니 도로에 나와서는 털털털 털털털~ 거리며 굴러가니 오죽 답답할까! 읽으면서 굴삭기가 가는 소리(의성어)가 딱 맞아 떨어진 느낌이다. 털털털~ 이란 말 속에 느릿느릿 대면서 무겁고 커다란 굴삭기가 움직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아있는 듯하니 말이다~^^. 이렇게 도로를 가는 굴삭기를 보고는 지나가는 트럭이 한마디 한다. ‘이 봐, 굴삭기! 힘만 세면 뭘 해? 나처럼 짐을 싣고 다녀야지. 짐 나르는 데는 내가 최고야!’ 또, 날씬한 승용차가 지나가며 ‘자동차라면 나처럼 빨리 달릴 수 있어야지. 달리는데는 내가 최고야!’ 라면서 쌔앵 지나가버리자 트럭과 승용차가 부러워진 굴삭기… 그 때 교통사고가 나고, 사고가 나자 갑자기 나타난 구급차가 환자를 싣고 가고, 견인차는 부서진 차를 끌고 가고, 도로 공사중에 나온 롤러는 굴삭기를 보고는 ‘길을 닦는데는 자신이 최고’라며 으스댄다. 이제껏 일하면서는 스스로 자랑스러웠는데, 갑자기 굴삭기는 왠지 자신이 쓸모 없는것 같아 풀이 죽는다.
그때 마침, 외길에 놓여진 바위와 흙더미로 인해 다른 차들이 꼼짝을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되고… 앞서가던 트럭이나 승용차들이 모두 이렇게 애타게 굴삭기를 부른다. ‘도와 줘, 굴삭기.’라고~^^
각각의 생긴 모양에 따라 하는 일들도 다르고 모두 모두 그에 맞춰 꼬옥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어 무엇보다 참 좋은 책이다, 특히 굴러가는 차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 책 속에 나오는 여러 종류의 차들이 각각 어느 일들에 필요해서 그런 모습으로 만들어졌는지 얘기 하다보면, 이 책 속에 나오는 차 외에도 다른 일을 하는 여러 특수차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 친구들도 하나씩은 꼬옥 잘 하는 것이 있으니 다른 친구들이 잘하는 것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이야기해 줄 수 있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