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극장가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데스페로를 먼저 책으로 만나는 기분이란? 설렘 그 자체였다. 두 날개를 단 듯 커다란 귀를 가졌고, 벌레로 오인될 만큼 쬐끄만 생쥐! 그래서 낳은 엄마조차 창피해하고 쥐 동족들에게 무시당하는 존재이다.
바늘을 칼처럼 옆구리에 차고 다니는 귀여운 생쥐기사! 선한 눈망울로 인간인 피 공주를 사랑하는 생쥐이야기이다.
케이트 디카밀로는 이 책으로 2004년에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 재미있는 건 친구의 아들인 루크의 부탁으로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나 자기경험을 들려주는 것처럼 매 순간 일이 벌어질 때마다 “그 일은 이렇고, ……. 무엇 때문에 말이지.”등의 달콤하고 친근한 어조로 이야기를 읽어나간다. 그래서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그 일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성벽 속에서 엄마아빠의 막내로 태어난 데스페로! 엄마 생쥐는 프랑스 쥐로 ‘실망’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했다. 함께 태어난 생쥐 중에 데스페로 만이 혼자 살아남게 되자 엄마는 슬퍼하며 절망이라는 뜻이 들어 있는 ‘데스페로’로 이름을 짓는다.
어느 날 데스페로는 꿀처럼 달콤한 소리에 이끌리게 된다. 그것은 필립 왕이 기타를 연주하며 딸인 피 공주에게 매일 밤 잠자기 전에 불러 주는 노랫소리였다. 음악에 심취해 있던 데스페로는 그만 공주에게 들키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일을 수치스럽게 생각한 아버지는 데스페로를 신고하고 재판에 회부한다.
생쥐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은 죽음이었다. 생쥐로서 지켜야할 위무를 어긴 것과 생쥐답지 못한 행동 때문이었다. 그건 공주가 만지도록 허락한 것과 왕의 발밑에 있었다는 것. 그래서 시궁쥐의 먹이 감으로 지하 감옥으로 가게 되는 벌을 받게 된다.
지하 감옥으로 끌려가는 데스페로에게 엄마가 한 말이다.
“아듀”
아듀는 ‘안녕’이라는 뜻의 프랑스 말이다. 엄마로서 아들에게 할 말은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데스페로를 지하 감옥으로 끌고 가는 덩치 큰 두 마리의 생쥐 중에 한 마리가 데스페로 형이었다니 알 수 없는 잔인한 가족이다.
지하 감옥에 간 데스페로는 끔찍할 정도로 깜깜한 어둠과 고통스러울 정도로 고약한 냄새를 마주하게 된다.
…….
과연 데스페로는 지하 감옥에서 살아나올 수 있을까?
사랑에 빠진 공주는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
여기서 잠깐!!
자신보다 빛을 더 사랑한 시궁쥐 로스쿠로! 뜻하지 않게 왕비를 죽이게 되고, 그로 인해 피 공주에게 절망스런 눈초리를 받게 된다. 공주에게 그런 눈초리를 받아서 가슴이 아팠던 로스쿠로는 공주를 증오하게 된다.
…….
한편 시궁쥐 로스쿠로와 하녀 미거리 사우에 의해 지하 감옥으로 끌려가게 된 공주! 지하 감옥에서 힘들게 살아나온 데스페로는 공주를 구하기 위해 다시 지하 감옥으로 향한다.
데스페로는 공주를 구해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데스페로는 어떻게 공주를 구해낼까? 뜻밖에도 엉뚱한 곳에서 해답이 나온다.
“로스쿠로, 너 수프를 좀 먹지 않을래? 내가 약속할게. 네가 우리를 이곳에서 나가게 도와주면 내가 요리사에게 수프를 좀 만들어 주라고 하겠어. 그리고 넌 연회실에서 수프를 먹을 수도 있어.”
공주를 붙잡아 둔 시궁쥐 로스쿠로에게 공주가 한 말이다. 그리고 사건이 해결된다.
단순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상당히 잔인하게 일을 꼬이게 함으로서 후회와 용서, 동정 등을 느끼게 한다. 그 잔인함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인간과 쥐 이야기에서도 한다. 우린 책 속에 빠져서 그걸 간접으로 느끼게 되고, 더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영화보다는 책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생각은 애니메이션보다는 글이 깊이가 더 하지 않을까? 그 생각의 깊이를 이 책에서 만나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