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솔이는 걸핏하면 넘어지거나 다치거나 한다. 막 걸음마를 했을 때는 뒤뚱거리다가 넘어지는 게 다였지만, 요즘은 까불고 설치다가 넘어지기 일쑤다. 아무리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줘도 그때뿐이다. 그리고 나 역시 아이가 다치거나 하면 놀라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가 많다. 시중에 나와있는 응급처치와 관련있는 육아서들도 있지만,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서 쉬울 뿐 아니라 그 시기 아이들이 자주 다치거나 하는 내용이 있어서 엄마에게도 꽤나 유용하게 느껴졌다.
한솔이는 넘어지거나 다쳐도 잘 울지 않는다. 넘어지거나 해도 달려가 안아주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털고 일어서는 편이다. 오히려 제가 먼저 약상자를 열고 반창고와 연고를 바르는 편이다. 물론, 아무거나 다 되는 줄 알고 바르려고 하거나, 반창고 붙일 필요가 없는데도 붙이려고 한다거나 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을 함께 읽기로 했다. 아무데나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려드는 한솔이를 위해서.
제일 첫 장에는 ‘화상’에 대처하는 법이 나온다. 한솔이가 빨리 배운 말 중 하나가 ‘앗 뜨거’일 정도로 뜨거운 것에 대한 주의를 제법 많이 했기에 특별한 화상 없이 지금까지 컸다. 그래도 어른인 나도 가끔 작은 화상을 입으므로 안심할 일은 아니다. 한솔이에게 컵 속 찬물에 손가락을 담그고 있게 하는 연습을 시켰다.
넘어져서 깨진 상처, 정말 수도 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가방에 상처에 바르는 약과 거즈를 넣어두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런것까지 챙기진 않았는데, 최근에 넘어지거나 다치는 일이 잦아지면서 생긴 습관이다.
아, 손가락이 문에 끼었어~!!! 정말 내가 원했던 정보이다. 지금 우리 집에는 문이 꽝 닫히지 않도록 조치를 해두었지만, 밖에만 나가면 흔히 잇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럴 때는 정말 참을래야 참을 수 없으니 한솔이도 울기 마련. 그런데 이 책에 보니, “실컷 울어~!!”라고 말한다. 맞다. 그런 다음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할 수 잇으면 그냥 두고 그게 안되면 병원에 가야한다. 부목대는 방법도 나와있다. 아이가 실컷 울게 하는 것도 아이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딸꾹질은 자주 나는 편인데, 나는 그때마다 물을 먹이는 편이다. 한솔이도 딸꾹질을 하면 “엄마, 물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설탕을 올려놓고 있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음, 그렇게 하면 딸꾹질이 멈추나봐..^^)
귀에 벌레가 들어가거나 눈에 먼지가 들어갓을 때 하는 방법도 여러모로 유용할듯 하다. 한솔이는 이 책을 보자마자 내 귀에 손전등을 대고 들여다보느라 난리도 아니었다. 워낙 손전등을 좋아해서 장난감하라고 하나 사줬는데, 이 책을 보더니 재미있는 놀잇감이라도 찾은 듯하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사람에게 물렸을 때’ 하는 방법이 들어 있는것. 아이들끼리 서로 물고 싸우는 일이 잦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평소에는 정말 의식하지 못했는데.
여러가지 응급처치사례를 재미있는 그림과 설명으로 구성해놓아서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간단한 응급처치 방법은 아무리 어린 아이더라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나게 엮은 그림과 글이 인상적인 책. 그리고 실생활에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