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나 회그룬드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왠지 웃음이 난다.
그러나 그 웃음은 슈렉을 보듯이 그런 웃음이 아니다.
뜨겁지는 않지만 쉽게 식지 않고 영원이 지속될 것만 같은 웃음이다.
무슨 생각으로 그리길래 이런 느낌이 나오는 걸까?
안나 회룬그룬 그림책은 <울타리 너무 아프리카>에서 처음 보았다.
앞표지를 보자마자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그림책을 보았다. 그림책은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잘 알지 못하는 아프리카 아줌마가 특이한 것에 주목을 하며 아줌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줌마는 나와 다르니 이상하다 그런 식의 행동이 아니게 말이다.
그러면서 아이의 세상은 더욱 넓어진다. 아이의 마음속에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어린 아이는 자극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외할아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그래서 아이는 양로원으로 외할아버지가 될만한 할아버지를 찾으러 간다. 금잔화를 들고서 말이다.
한 할아버지를 외할아버지라고 정하고 할아버지에게 금잔화를 주면서 아이는 외할아버지가 생기게 되고
외할아버지는 아이를 손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일반적인 혈연관계에서도 권리만 따질뿐 사랑의 탈을 쓴 위선의 짓을 할때도 많은 반면 이 둘의 사이에는
진정한 온정이 흐르게 된다. 사랑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가는 것인가보다.
가진 것들을 아끼지 않고 서로에게 진정한 사랑을 주려고 하는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작은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의 크기는 매우 튼튼하게 자란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지만 그것은 단순한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 아니고 가장 큰 사랑의 깨달음인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