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주의 유클리드에서 아이다호 주의 루이스턴 시까지 3000여 킬로미터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하며 자아를 찾아나가는 긴 머리 소녀 살라망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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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망카는 켄터키 주의 바이뱅크스에서 열세 살이 될 때까지 살아 ‘천생촌놈’이라는 말을 듣는 소녀였는데, 이야기는 바로 이
소녀가 자신이 좋아하는 밤나무, 버드나무, 단풍나무, 그리고 건초를 말리는 헛간과 자기가 수영하던 웅덩이 같은 것들이 하나도
없는 오하이오 주로 이사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거기서 살라망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신을 떠나버린 엄마가 간 여행의 자취를 따라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오하이오 주의
유클리드에서 아이다호 주의 쾨르 달렌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친구 피비(피비 윈터버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피비는 자신의 엄마가 가출을 하면서 처음에는 거짓말을 하고 연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심술을 부리고 엄마의가출사실을 인정하
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데, 살라망카는 그 모습을 예전 자신이 엄마를 잃었을 때의 모습과 겹쳐서 보기 시작한다.
살라망카의 엄마는 나무타기를 좋아하던 살라망카가 나무에서 떨어져 만삭인 몸으로 딸을 업어서 집으로 옮기고, 그날 밤 죽은 아
이를 낳은 뒤 하혈이 멈추지 않아 수술을 계속하다 아기를 나을 수 없는 몸이 된다. 그 후 엄마는 갑자기 집을 떠나 살라망카가 한
여행과 같은 코스로 버스여행을 떠나고,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살라망카는 항상 자신을 엄마의 분신으로 생각할 정도로, 엄마를 사랑했었기에 이런 모든 사건들이 ‘자신의 책임’ 이라는 죄책감
으로 고통받다 결국엔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비의 엄마가 가출한 뒤 피비가 마치 자신
이 그랬던 것처럼 고통스러워하고, 그 책임을 자신에게 돌릴 때 옆에서 그것을 객관적으로 지켜보면서, 더 정확하게는 그 경험을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말하면서 엄마가 떠난 것이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것, 엄마의 문제는 자신과 별개였다는 것
을 깨닫게 된다. 그제서야 살라망카는 엄마의 생일날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고 버스가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졌던
곳에 가서 엄마의 마지막을 느끼고, 무덤을 찾아가 묘비에 생일 축하 키스를 해준다.
그 외 줄거리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살라망카가 이성에 눈을 뜨면서 벤이라는 남자아이에게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고 당황하는
모습이라던가, ‘좋구나, 좋아!’ 를 수시로 외쳐며 재밌게 세상을 사시는 맹꽁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 피비에게 있는 약간의
과대 망상증 기질은 책이 너무 우울해지지 않게 중간중간 조절을 해줘서 조금은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음….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그의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때까지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하지 마세요.’ 살라망카는
자신이 떠났던 여행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자신에게 엄마의 모카신을 신어볼 기회를 주었던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것을 통해 살라망카는 엄마가 누구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나에게 소중한 누군가의 모카신을 신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