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떡하죠? 사랑스러운 우리 빌리에게 온 세상 모든 것이 다 걱정거리군요. 신발도 걱정, 구름도 걱정, 아마 빌리는 나무도 걱정이고, 바람도 걱정일게 분명해요. 혼자서 잠을 자기 시작하면 무서워서 못 자는 아이들이 있는데, 우리 빌리는 그 정도가 심했어요. 엄마랑 아빠가 걱정하지 말라고, 어떤 일이 있어도 빌리를 지켜준다고 해도 빌리의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왜 그렇잖아요. 어렸을 때는 모든 것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지잖아요. 호두까기 인형처럼 빌리가 잠든 사이 방 안을 마구 돌아다닐 꺼라 생각하고, 벽이 내려앉으면 어쩌나 걱정하잖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겁쟁이 빌리의 걱정이 멈췄거든요. 어떻게 멈췄을까요? 궁금하죠? 그 비밀을 알려줄께요. 빌리가 할머니댁에 가서도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지요. 그런 빌리를 보고 할머니께서 예쁜 인형들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 애들은 걱정 인형이란다. 잠들 기 전, 이 인형들에게 너의 걱정을 한 가지씩 이야기하고 베개 밑에 넣어 두렴, 네가 자는 동안 이 인형들이 대신 걱정을 해 줄 꺼야.”
빌리는 잠들기 전 걱정 인형들에게 모든 걱정을 이야기하고 잠을 잘 자게 되었어요. 역시 할머니들은 모르시는게 없어요. 그런데 세상에나 빌리는 걱정 인형이 걱정이 되지 뭐예요. 역시 겁쟁이 빌리답나니까요. 걱정거리들을 걱정 인형에게 떠넘겼으니 걱정 인형은 얼마나 많은 걱정이 많을까, 빌리는 생각했어요. 빌리에게 좋은 생각이 났어요. 걱정 인형을 위한 또 다른 걱정 인형을 만들었어요. 정말 귀여운 아이예요. 누가 이런 빌리를 겁쟁이 빌리라 부르겠어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그림이 부드럽고 따뜻하지요. 아이들의 꼭 안아주는 것 같아요. 점점 아이가 혼자 자는 나이가 빨라진다고 해요. 무섭다고 울기도 하고, 혼자 자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들은 음악도 틀어주고 책도 읽어주고 잠들기를 기다리지요. 이제는 하나 더, 엄마들은 이제 걱정 인형도 준비해야 되겠네요. 혼자서 잠을 자고 혼자 일어나는 아이를 보면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그게 엄마의 마음인가 봐요.
* 걱정 인형은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라는 나라에서 처음 생겼대요. 아주 작은 나무 조각과 남은 천 조각으로 만들어졌대요. 정말 예쁜 인형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