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함민복 * 그림 : 염혜원
* 출판사 : 비룡소
시원이네 학교에서 요즘 동시를 배우는 지 줄종합장에 동시를
베껴 써오라고도 하고 동시를 외워오라고도 숙제가 나옵니다…
그래서 울 시원이는 연신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하며 동시를 외우기도 하고 노래로 부르기도 하며
동시 읽는 재미에 빠져있습니다…
덕분에 엄마도 시원이와 더불어 요즘 동시집 한 권을 읽는 중…
마침 시원이가 집에서 읽는 중인 동시집 ‘바다물 에고, 짜다’ 를 보며
‘동시를 참 재밌고도 쉽게 쓰셨다’ 하며 술술 페이지를 넘기는데
“학교 다녀왔습니다~” 하고 집에 들어서는 시원이 얼굴이 벌겋습니다…
오뉴월 땡볕이 어찌나 따갑던 지…
책가방메고 근 15분을 넘게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
거북이 등딱지같은 책가방을 맨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그 땀방울이 또르르 굴러 눈에라도 들어간 날에는 에고 따가워~
그 땀방울이 입으로라도 들어가는 날엔 에고 짜~~
순간 엄마도 엉터리 동시를 즉흥적으로 지어 시원이 가방을 받으며
들려주니 우리 시원이 “어~ 엄마도 동시를 잘 짓네~” 합니다…ㅋㅋㅋ
깜찍한 복어들이 헤엄치는 바다를 책표지로 한 ‘바다물 에고, 짜다’ 동시집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위트를 여러 편의 동시를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어 재미가
있습니다…
각각의 동시 제목에 걸맞는 그림 역시나 마찬가지^^*
딸아이가 넘 재밌게 잘 그렸다며 “나도 따라 그려볼까?” 하며
연신 A4용지 여러 장에 파도며 새우, 저어새, 숭어, 조개 등등을 그려보기도
했답니다…
바닷 속 생물들을 주제로 마치 어린 아이들이 지은 듯 장난끼 가득한 표현으로
여러 편의 동시를 만나는 동안 엄마는 잃어버린 순수를 다시금 채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딸아이는 어렵지 않게 동시의 맛을 느끼며 나름 자기만의 동시를
짓는 요령(?)도 조금은 익힌 듯 보였습니다…
나도 이렇게 지어볼까? 하며 살짝 동시의 표현이나 말을 바꿔보기도 했거든요.
푹푹 꺼지는 갯벌에 난 발자국이 누가 어떻게 놀았는 지 알 수 있다는 동시에선
“눈이 쌓이면 눈밭에도 그런 발자국이 남는데~” 하며 또다른 상황을 빗대어보기도
하면서 말이죠…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신 염혜원 그림작가님의 그림 또한 함민복님의 동시와
잘 어우러져 서정적이고 익살맞은 표현으로 보다 더 실감나게 동시의 맛을 느끼게
해주었고 무엇보다 곧 다가오는 여름 시원한 바다에 갈 때 여행가방에 넣어 갈
부담없이 좋은 동시집 한 권이 생겨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4차원인 딸아이가 ‘바다물 에고, 짜다’를 읽다가 소금 냄새가 난다고도 하고
괜시레 입에 짠 소금이 들어간 것처럼 퉤퉤 뱉는 시늉을 해서 한참 웃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