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정말 재미있더군요.
사실, 시라 하면 제가 학창시절에 읽었던 것들처럼
뭔가 차분하고, 생각하게 하고, 숨은 의미를 찾아봐야할 것 같고..
해서 아이들에게는 별로 맞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재미없어할 것 같다는..
그런데 이 책은 제목부터 특이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바닷물 에고, 짜다
철퍼덕, 물속으로 들어간 숭어가
꼬르르륵, 공중에서 참았더 숨을 쉰다 ….<숭어>
이렇게 향기가 다양한 걸
무족건 다 비린내라뇨!
이건, 정말 언어폭력이에요
-물고기 일동 …. <비린내라뇨!>
우리들을 붙잡아 가는
가슴 뾰족한 나무물고기가 나타났어 ….<나무물고기>
너 지구 신발 신어 봤니? ….<지구 신발>
시인은 강화도에 사신대요.
바다에 둘러싸인 곳에서 생활하고 시를 쓰셔서인지 바다생물들의 특성들이 시에 잘 드러나있어요.
시만 읽어봐도 그 곳 바다 풍경이 그려지고, 바다 내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마치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조근조근 이야기를 건네듯 쓰여있었답니다.
그래서 아이는 시인의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하고, 시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에게 시를 읽어주면서
“정말, 그렇네… 그렇겠구나..” 하며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을 했지만
아이는 비유적인 표현이 나오면, 낯설어 하며 뜻을 물어보기도 하고
이해가 되면 깔깔거리며 재미있어했답니다.
아이에게 이 책을 다 읽어주자, 아이는
“계속 읽어줘. 벌써 끝났어?”
하며 아쉬워 했어요.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네요.
시인들의 풍부한 상상 놀이터에서 즐거워할 아이를 위해
앞으로는 동시집도 자주 읽어줘야겠어요.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을 만나러 아이와 함께 강화도에도 한 번 가야겠어요.
물론 이 책도 가지고 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