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 선정>
요즘은 예쁜 색으로 화려하게 그려진 삽화가 담긴 그림책도 많고, 의성어 의태어가 등장하여 아이들이 웃으며 읽을 수 있는 그림책도 참 많습니다.
정말 예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 많고 많음에도 불구하고, 글자도 없고 파랑색과 검은색이 전부인 삽화가 담겨진 <파도야 놀자>가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함 속에 담겨진 아이들의 마음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페이지를 열면, 바다를 향해서 신나게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신나게 뛰어가던 아이는 바다를 가만히 들여다 보네요.
무엇을 보는 것일까요?
가만가만 파도를 들여다 보면 소녀는 파도와 놀이를 시작합니다.
파도의 모습에 따라 달라지는 소녀의 표정은 우리 아이들의 표정으로 그대로 전달되어 집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의 모습에 따라, 소녀의 표정에 따라
아무 글도 없고, 화려한 색상도 없지만 역동적인 모습이 느껴집니다.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상상력을 동원해서 만들어지네요. 신난 소녀의 얼굴은 파도와 친구가 되었다가, 성난 파도를 보고 놀라 달아나는 소녀의 모습은 흡사 싸우는 모습같기도 합니다.
파도가 미안했는지, 소녀에게 소라와 조개, 불가사리를 한아름 선물하네요.
그리고 소녀는 파도와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잔잔한 파도에서 편안함이, 물결치는 파도를 통해서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파란색 하나 만으로도 이렇게 역동적이면서도 잔잔함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주 놀랍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얼굴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고 하죠? 소녀의 표정 만으로도 행복과 놀람, 궁긍함 등 다양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책 한권과 만났습니다. 이제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처음엔 글이 없음에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림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었네요.
“너는 누구니?”
“나는 파도야!”
하며 시작되던 아이의 이야기는,
“파도야, 나중에 또 만나!!” 라는 인사로 끝이 납니다.
아이의 상상력과 작가의 놀라운 그림과 만난 즐거운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파도가 보고싶어지는 그림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