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음 주에 있을 ‘동화 읽는 어른들’ 모임의 주제 도서이다.
제목 만 들었을 때는 건방진 아이에서 모든 사람이 말하는 착한 아이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보는 순간 이 모든 생각이 바뀌었다.
책의 표지에는 의자에 건방진 자세로 앉아있는 개가 한 마리 있는 것이다.
그 순간 알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개이고, 그 개의 이름이 ‘도도’구나라고.
그래서 다시 처음의 생각으로 되돌아간다.
단지 사람이 아닌 개만 바뀌었을 뿐 기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의인화로 씌여진 동화.
이것이 『건방진 도도군』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 동안 애완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대변해 주고 있어 시원했다.
애완견에 대한 편견이라기 보다 애와견을 기르는 사람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유기견을 보거나 공원 이곳저곳을 누비며 아무곳에서나 방뇨를 하는 애완견을 볼 때면 그 애완견의 주인이 누군인지를 찾아보게 된다. 과연 배설물을 치우는지 아니면 방치하고 무르는 척 지나가는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냥 모른 척 지나친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에 버젓이 애완견의 배설물을 방치하고 가는 애완견의 주인을 볼 때면 정말 저런 사람은 애완견을 키울 자격이 없는데 라는 강한 생각을 들게 하고, 그런 일로 지적을 할라치면 오히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투로 소리치며 지나간다.
아파트에서도 이런 일은 수도 없이 발생한다.
그러다 경제상황이 나빠지기라도 하면 보란듯이 일순위로 애완견을 유기한다.
또한 애완견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성대 수술을 자행하고, 거세를 한다.
이것은 동물에 대한 학대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과연, 귀엽고 예쁘게 치장을 하고 “엄마”라고 하며 안고 업고 다니는 것이 애완견이 바라는 일일까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
이런 생각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인간의 이기적인 생각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반대로 개가 주인을 선택할 권리(?)는 없는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래도 요즘은 애완견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정말 제대로 잘 키우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욕을 먹는 경우가 많아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억울하다 할 것이다.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도 애완견을 키울 자격이 있는 사람들만이 애완견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까 싶다.
애완견을 기를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운전면허 자격증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운전을 잘하는 것이 아니 듯, 애완견 자격증 또한 그러한 폐단이 있을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작가는 그래서 ‘도도’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한 듯 하다.
바로 개가 주인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즉 개가 주체가 되어 주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인이라는 말에는 상하 복종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닌 동반자 즉 평등의 주체를 의미한다.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보니, 작가 또한 현실에 가장 근접한 방법을 결말로 선택한 듯 하다.
그 결말이 따뜻하기에 더 시사하는 바도 컸다.
맹인안내견에 대해서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보청견에 대해서는 아주 많이 낯설게 느껴진다.
나 또한 보청견이란 말은 생소했다.
그래서 더욱 밝은 희망을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가 말하는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라는 말은 그만큼 희망적인 말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하고자 했던 모든 말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이것은 애완견, 유기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 사람들에게 모두 해당되는 말이란 걸 알게 된다.
단지 작가는 사람들에게 애완견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이 작품을 쓴 것이 아닌 바로 우리 인간 사회를 향해 날리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생각되었다.
모두가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라는 말을 한다면 이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밝은 사회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