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재야 힘내^^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3월 10일 | 정가 15,000원
수상/추천 YES24 어린이 도서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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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뻐꾸기다’를 읽고…

 

일단 책 제목만 들었을 땐 제 요망한 생각에 시셋말로 클럽에서
여자꼬실 때 뻐꾸기를 날린다는 표현을 쓰는걸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책 표지의 사내아이와 운전대를 잡고 있는 아버지(?)뻘 남자 그림에
아~ 그런 건 아니구나… 거참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나이만 먹고 괜시레 넘겨짚기 잘하는 제 자신에게 면박을 주었답니다…

 

이 책 ‘나는 뻐꾸기다’는 어릴 적 엄마에게 버려져(?) 외삼촌댁에 맡겨진 채
남의 손에 자라게 되는 동재를 뻐꾸기의 습성에 비유해 지은 일종의 별명
같은 것입니다…

아울러 동재네 옆 집에 사는 아저씨 역시 최근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기러기 아빠이구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끝까지 가족을 지켜내는 기러기… 
먼 타국 땅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공부보내고 열심히 벌어 돈을 부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능력조차 인정을 못 받아 외로워 합니다…

 

군중 속의 고독…….. 
겉보기엔 한 집에 사는 한 가족이지만 언제나 겉도는 동재…

나름 열심히 회사에 다니고 자기 일을 성실히 하지만 가족과는 겉도는 902호 아저씨…

이 둘은 우연한 기회에 동재가 바지에 오줌을 싸면서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은
끊길 듯 끊길 듯 끊기지 않고 쭈욱 이어져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이로 이어져
가면서 마치 한 편의 잔잔한 가족 영화를 보듯 책을 읽는 내내 짠~~~~하게
다가옵니다…

 

어느 날 자길 버린 줄만 알았던 엄마가 알게 모르게 동재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간간히 입금을 시켜놨고 새 옷도 사서 보내준 걸 알고 박스에 붙은
택배주소를 몰래 떼어내 엄마를 만나러 가려고 맘을 먹습니다.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에게 그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죠…

결국 옆 집 아저씨 도움으로 부산까지 가지만 아쉽게 트럭으로 장사를 하는 엄마는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고 나중에 외숙모께 눈치가 보여 몰래 아파트 놀이터로
찾아 온 엄마를 만나며 동재는 그 동안 쌓인 감정을 어느 정도 날려버립니다…

 

또한 가족들이 보고 싶으면서도 선뜻 떠나지 못하고 베란다에 쌓인 술병만큼이나
가슴에 쌓아 두었다가 간간히 꺼이꺼이 울음을 토해내던 902호 아저씨…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둘째 아들을 보러
동재에게서 용기를 얻어 여행가방을 꾸려 떠나고 한참 뒤 둘째 아들만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중간중간 동재와 비슷한 상황에 사는 유희라는 말괄량이 여자 친구도 나오고
아이 하나를 맡아 키우는 것에 대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많은 외숙모와
동재를 괴롭히는 건이 형, 그리고 뭘 안다고 마냥 불쌍하게 동정하는 동생 연이의
태도를 보며 정말 우리 주변이 다양해지면서 충분히 그럴수 있는 것 같은 상황의
이야기인지라 책을 읽는 내내 “맞어 맞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공감대를
형성하며 아이들이 읽는 책이란 생각없이 재밌게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삐뚤게 나가지 않고 바로 자라는 동재를 보며 거참 신통방통 대견하다
싶으면서도 애어른 같은 녀석이 조금은 외삼촌과 외숙모에게 투정도 부리는
고 나이때 아이 같아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