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들이 떴다!』는 공고 기계과 3학년이 보낸 여름의 이야기를 통해 졸업을 앞둔 무기력한 청소년이 진정한 어른이 커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등수가 중요한 사회에 살고 있는 공고 기계과 3학년 학생 재웅, 기준, 호철, 성민 4명. 부잣집에 공부도 잘하는 그런 학생이 되고 싶지만 그건 꿈이고, 현실은 부족한 용돈에 부모님의 ‘어른이 되면 뭐할래?’라는 잔소리가 너무나 듣기 싫어 탈출을 꿈꾼다. 그들은 고3이 되도록 번듯한 자격증 하나 따 놓지 못해 취업도, 실습도 나가지 못하고, 학교는 점심 먹으러 다니는 그런 현실을 살고 있다. 이때 그들에게 온 회사의 실습생 자리. 꼴찌에 천덕꾸러기 네 학생 재웅, 기준, 호철, 성민은 회사에 실습생으로 들어가지만 회사는 이 네 명을 산골마을 송전 철탑 공사장으로 보내 버린다. 아무것도 모른 채 송전 철탑공사장으로 온 4명의 학생들. 핸드폰도 뺏기고 피자, 통닭 대신 시래기국에 무채무침 반찬을 먹으며 힘든 송전 공사 일에 투입된다.
힘든 공사 일이 너무 싫어 탈출도 시도하고,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공사일로 인해 마을이 수해가 나고, 회사와 마을 주민이 싸우는데 폭력배가 투입되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이들은 세상을 알게 된다. 그동안 어른의 세상이 무섭다고, 정신 똑 바로 차리지 않으면 남의 먹잇감이 된다는 엄마의 말을 몸소 경험하면서 이들은 어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새로운 산골 친구들, 이웃들과 만나면서 사람과 동물의 삶과 죽음을 보고, 회사의 비리에 맞서 싸우다 정의를 알게 되고, 같이 일하던 어른을 통해 몰랐던 우리 역사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은 만만하지 않은 세상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또 이런 무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정의, 그리고 사람들의 끈끈한 정 또한 경험하게 된 것이다. 어른들의 세계가 어둡고 차가운 면이 있지만 그 보다 밝고 따뜻한 면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주변엔 많은 꼴찌들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우리 사회가 꼴찌들을 무시하고, 깔보고, 사람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의 말이 맞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1등 위주로 사는 사람의 세상만 보고 살았다. 이 책은 어른들의 눈에 공부를 못한다고 그동안 우리 학생사회에서 소외되었던 꼴찌가 쓰러지고 엎어져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켜 줄 것이다. 문득 세상엔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가 될 수 없는 아이들이 최고가 된 아이들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어느 교사의 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