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 이후,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써보라고 할 때 꼭 빠지지않고 썼던 것이 바로 첩보원이었다.
당시 야심한 밤에 방송되는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첩보 시리즈물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며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에게 푹 빠졌었다. 그래서 이후 장래희망에 꼭 첩보원을 썼다.
정말 철없던 시절에나 꾸는 꿈이었다.
하지만, 이 보다 앞선 세대는 형사 콜롬보라는 TV물을 통해 탐정이라는 새로운 직업에 매력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여러 이유로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탐정, 추리 소설은 대히트를 쳤다.
초등학생 시절 괴도 루팡, 셜록 홈즈 이야기를 읽지 않고서는 친구들과 이야기가 안 되었을 정도로 정말 대단한 인기였다.
요즘 아이들로 말한다면 학습만화와 같았다.
이렇게 루팡과 홈즈가 나오는 탐정, 추리물을 읽기 시작해 조금 더 크면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와 같은 추리소설의 대가 작품을 읽게 된다.
나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
그것은 탐정, 추리라는 것이 갖는 흡인력이 크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릴때의 좋은 기억으로 인해 지금의 나는 언제쯤 아이와 루팡과 셜록 홈즈의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사뭇 기다려진다.
그런데, 이런 기대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이번 기회에 알았다.
바로 과학탐정 도일과 포시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루팡이나 셜록 홈즈의 경우는 주인공들이 성인이라 공감대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단지 멋있다 라고 감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도일과 포시를 읽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같은 또래 친구들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충분히 아이들의 일상 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파티 문화라던가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아이들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고, 정서나 문화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점이라 덜 공감이 가는 부분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이들이 우리 세대와는 달리 사고가 많이 개방적이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분분으로 여겨진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에서 좋았던 점은 바로 주인공들을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주는 부모님의 모습에 있었다.
아이들 장난으로 여길 수 있는 부분이고, 이야기니까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 보다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부모의 모습을 그려놓음으로써 아이들이 느낄 대리만족감은 매우 크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요소와 함께 과학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은 이 책을 읽을 아이들이 주변의 작은 것 하나까지도 자세히 살피는 자세를 갖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된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심히 관찰하고 그로 인해 작은 문제도 스스로 해결해 간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포만감과 자신감,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리라 본다.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천재 과학자를 위한 활동과 실험’에 있다.
간단히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방법 외에도 새(Bird)를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도 알려주고 있어 대단히 유익한 장이었다.
게다가 또 하나의 Tip인 ‘요건 몰랐지?’를 통해 알찬 정보도 알려주고 있어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독자연령(초등 3,4학년)들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장편으로 구성하기 보다, 에피소드 형식의 구성을 취함으로써 보다 더 쉽게 읽힌다는 점도 이 책이 사랑받는 이유라 생각한다.
루팡과 셜록 홈즈를 만나러 가는 초입에서 탐정물의 재미를 제대로 알려주는 과학탐정 도일과 포시를 만나다니….
이건 분명 우리 아이들에게 행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