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위엄 있게, 커다란 손을 뻗치고 있는 진시황제와 그의 군대의 멋진 그림에 반해
아들과 함께 꼭 읽어보고 싶던 초한지를 드디어 읽었답니다.
흥미진진한 내용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멋진 그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돼서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정말 끝난건가 싶어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 책이었어요.
다음편이 나오면 꼭 봐야지 하고 아들보다 제가 더 신이 나 본 책이기도 하답니다. ^^
신랑이 절 속상하게 했던 말처럼 쓸데없는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잘도 기억하면서
전 역사에 있어서만큼은 기억력이 정말 제로예요.
그래서 분명 삼국지는 읽은 기억이 나는데
초한지는 제가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아무튼 제가 읽었든 안읽었든 이 책을 읽고
초한지를 아주 본격적으로 읽고 싶단 욕심이 생겼어요.
연의소설(정사에 실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문학적 상상력을 덧붙인 역사소설을
중국에서는 ’연의소설’ 로 부른대요 – 아는만큼 재미있는 초한지 中
“초한지는 어떤 책일까? 中에서)의 대표주자인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모두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워낙 역사에 있어서만큼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기억을 못하지만
읽고서 100가지 중 1가지만 기억한대도 아님 전체적인 흐름만 파악한대도
너무 의미있는 시간일 것 같아서요. ^^
한, 조,위,초,연,제 이렇게 6국을 차례로 정복하고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나라를 세운 위대한 황제지만
만리장성 축조를 위한 노동력 착취와 분서갱유까지
잔인하고 무서운 법을 내세워 폭정을 일삼았던 진시황제에 맞설
새로운 영웅들이 속속 등장하는 이야기가 이 책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천년만년 계속될 것 같았던 진나라였지만 난세일수록 영웅은 태어나는 법,
지금은 한량이지만 따르는 이가 유독 많았던 유방과
진나라에 망한 초나라의 명장 항량의 조카이자
오늘날에도 엄청난 힘의 상징으로 회자되는 항우, 이렇게 두사람을 중심으로
유방을 보좌해줄(혹은 지금 보좌해주고 있는) 한신, 소하.장량, 번쾌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신들의 산에서 스승님한테 이제 하산하라는 명을 받은 큰 제자 목과 작은 제자 수는
세상으로 내려가 진나라 다음 제국의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유방과 항우,
두사람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고 인간의 꿈에 대해 배워오라는 과제를 받게 됩니다.
목은 독수리로 변해 유방을 찾아가고, 수는 족제비로 변해 항우를 찾아간단
재미난 설정은 만화다운 발상으로 책의 재미를 배가시켜줍니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항우와 유방의 인간 됨됨이와 앞으로의 포부만을 보여줬음에도 너무 흥미진진했고
2편을 당장 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습니다.
1편에서 항우는 무예를 연마하고 병서를 읽으면서 앞날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만
유방은 인간다운 매력은 있지만 어딘지 허술해보이고 엉뚱해보이기만 할뿐
아직 이렇다할 뛰어난 뭔가를 보여주지 않아서
2편에서는 아주 멋진 뭔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더 기대하게 만드네요.
이 책의 백미라고 해도 좋을 진짜 좋은 내용은 만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아는만큼 재미있는 초한지라는 코너를 마련해뒀는데
초한지는 어떤 책일까? 부터 시작해 진시황제, 진나라의 통일과정.
진나라의 통치제도인 군현제. 만리장성과 만리장성에 얽힌 비극, 맹강녀의 사연과
과하지욕이라는 고사성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등까지
역사공부하는 재미 또한 굉장한 책이었어요.
앞서 소개한 만화의 장면들을 이용한 4컷짜리 짧은 만화 10편도 맨 뒷장에 실려있는데
콩트를 연상시키는 아주아주 재미난 만화였답니다.
거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키와 떡 벌어진 어깨와 다부진 체격의 인물들,
동양의 미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한지위에 그려진 듯한 결이 살아있는 멋진 그림 역시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주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
처음부터 끝까지, 뭐하나 뺄 것도 보탤 것도 없이 정말이지 완벽한 학습만화였어요.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2편이 빨리 출간됐음 좋겠단 거 뿐일 정도로요. ^^
장편소설인 초한지를 읽기에는 아직은 버거운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춰
너무도 알차고 재미난 학습만화를 만들어주셔서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해주고픈 엄마로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
2편도 정말 기대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