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9살 딸은 새싹 인물전에 푹 빠져있다.
그 동안 인물이야기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나더니 새싹 인물전의 재미에 빠진 것이다.
어떤 재미가 있기에 저리도 웃으며 이야기를 즐길까 궁금해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림이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아니, 그림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이야기가 재미있다니…만화도 아닌데….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이는 꼭 읽어보라며 내게 책을 권했고, 그렇게 새로운 인물이야기와 만나게 되었다.
일단, 백범 김구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분의 일대기는 학창시절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고, 광복절 특집 방송으로도 다루어지기도 했기에 표면적인 일대기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란 만만한 생각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심상치가 않다.
책의 구성도 그러하고 내용도 그러하다.
지루한 일대기, 업적의 나열식이 아니었다.
오히려 만화적 기법의 도입과 함께 빠른 전개와 간결한 문체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물이야기를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한 번 빠르게 읽은 후, 다시 한 번 책을 읽어 보았다.
아이가 몇 번을 거듭해서 읽기에 나 또한 반복해 읽어보았다.
처음에 읽을 때 느끼지 못했던 부분도 느끼고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책을 보기 위함이었다.
초등 1,2 학년들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그 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아주 새로운 형태의 인물전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이상의 학생들이 읽어도 아주 재미있어 하겠지만, 아무래도 깊이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기에 적당 대상을 초등 1,2학년으로 보았다.
이렇게 재미나게 인물전에 접근 한 후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인물전을 읽는다면, 참 쉽게 인물전을 읽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경우 초등학생들이 가장 읽기 싫어하는 책이 인물전인데 이러한 아이들의 특성을 맞게 재미와 호기심에 초점을 맞추고, 시대순으로 나열된 일대기보다 복합 구성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이 이야기 전개를 생각하며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만화적 기법이 혼합되어 있다보니 자칫 재미에만 빠질 수도 있는데, 그것을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의 순서에 맞춘 점은 정말 작가가 많이 고심한 흔적이라 여겨진다.
이런 기법에 익숙치 않은 아이는 처음에는 낯설어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더니, 몇 번 읽으면서 오히려 생각을 하게 되고, 집중을 하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문장 한 줄 한 줄도 겉으로 읽지 않고 곱씹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느끼기에 어색한 문장에 대해 물어오기까지 하였다.
아이와 함께 그 부분에 대해 찾아도 보고, 출판사에 문의도 해 봄으로써 더욱 이 책의 재미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 전까지 인물 이야기를 전혀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이렇게 아이가 재미있게 읽는 인물이야기는 많지 않았기에 참으로 반가웠다.
이 책을 시작으로 시리즈의 다른 인물들도 스스로 찾아 읽는 모습에 책 한 권의 힘이 얼마나 큰 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