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부드럽게 흐르다가 솟아올라. 비올라, 바이올린, 첼로(…중략…)그리고 작고 가느다란 은색 트라이앵글까지 모두 어울려서 노래하고 춤추지.
금요일 밤 8시 30분. 검은색과 흰색으로 멋지게 잘 차려 입은 백다섯 명이 일하러 나왔어. 흰색 종이에 그려진 검은색 음표를 멋진 음악으로 바꾸는 일말이야.
이 책은 음악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썼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케스트라를 묘사하는 저런 아름다운 표현은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이 책은 오케스트라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연주회에 일하러 가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한다. 한 사람 한 사람에 앵글을 맞춘 장면에 내레이션 같은 글이 곁들어져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또한 무대에서 멋지게 연주하는 사람들이 무대 뒤편에선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시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 이면에 어떤 일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정성이 가득한 그림이 돋보인다. 잘 보면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전부 다 모여 있는 장면에서도 인물들의 표정이나 동작이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 외모나 소품만 봐도 인물들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각자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혹시 실제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 하나하나를 모델로 삼아 그린 것은 아닌지.. 이렇게 세밀한 그림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오케스트라의 구성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화사한 느낌 헌사 페이지의 글자색과 통일한 밝은 분홍색의 면지가 상큼한 느낌을 준다.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그림책>코너에서는 오케스트라와 작품의 특징을 간략하게 담아냄으로써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작가들에 대한 소개를 자세하게 실은 것도 좋다. 아주 재능있는 사람들이 공들여 만든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