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껍질 돌려줘

연령 4~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12월 26일 | 정가 9,500원

조개껍질 우산을 쓴 바다코끼리가 인상적이에요.
빗방울이 마치 책 표지가 젖은 느낌을 주고 팔딱 팔딱 뛰는 개구리의 웃는 모습과 우산을 든 바다코끼리는 인생의 달관자 같은 그런 느낌을 줘서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거든요.

껍질 없는 조개의 껍질 찾기 모험~~
“내 껍질 돌려줘” ” 내껍질 못봤니?” 
최승호 시인의 간결하고 리듬감있는 글만으로도 책속에 푹 빠지게 해요.
이렇게 애타게 외치는 조개에게 다른 동물들은 무심한건지 무관심한건지 자기가 하던 일만 묵묵히 하니 조개는 얼마나 애가 탈까요? 상황에 따라 변하는 조개의 얼굴 표정변화를 보는 일도 재미있구요.
각 페이지마다 껍질없는 조개도 중요한 역할을 해요.펭귄과 춤추기도 하구요.접시돌리는 문어의 접시대신 돌아가기도 하구요.그림과 융화가 안 되는 듯한 말투지만 조개도 각 상황을 즐기면서 껍질 찾기 모험을 하는거 같아요.
읽는 말투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는 묘미가 있어요.
“내 껄질 돌려줘”를 애원하듯이 하거나 아니면 화내면서 하거나 할때마다 그림도 다 다르게 느껴지네요. 우리의 감정에 따라서 같은 상황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거 같아요.
짧은 글이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들어서 더 그런가 봐요.
매 페이지의 그림은 앞뒤가 연결이 안 되는 거 같으면서도 다 이어져 있어요.
펭귄이 춤추는 무대가 그다음페이지의 문뒤배경이 되기도 하구요.
새우샤워기가 그다음의개구리의 비를 내려주기도 하구요.
자세히 보면 조개껍질이 숨어 있어요.처음 볼때는 몰랐는데 다 보고 나서 다시 보면 조개껍질이 보여요.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기 놀이하는것도 재미나요.
그림책을 보는 재미는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찾는 재미인듯해요.
작가의 의도와 같아도 재미있지만 그렇지 않고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주는일이에요.
울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숨어있는 껍질없는 조개의 조개껍질은 잘 모르더라구요.
대신에 여러 바다동물들이 조개껍질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한다는게 신기한가봐요.
제일 관심을 끈건 바로 표지의 조개껍질 우산이에요.
아마도 조개껍질로 우산을 할만큰 큰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이의 눈으로 아이가 보는 만큼만 책을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ㅋㅋ 울 아이는 처음에 조개를 콩으로 알고 봤거든요. 껍질이 없어서 그런지 조개라고 했더니 인상을 쓰고 아니라고..그럼 콩인가? 했더니 콩 맞다고 해요. 
콩이면 어떡고 조개면 어떤가요.콩이 조개껍질 집으로 들어가도 전혀 이상해하지 않으면 된거지요.

조개껍질을 찾아서 휴~ 하는 조개를 보더니 울 아이는 조개가 슬프데요.
왜 슬퍼 보일까 했더니 뭐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아이눈에는 조개 껍데기 속에 있는 조개보다는 그냥 다니는 조개가 더 편하게 보였던 것일까? 아니면 자기 조개 껍데기를 자기만 가지기 보다 다른 동물들과 같이 공유하는게 더 좋았던 것일까? 하는 엄마만의 상상을 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