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알은 심프의 별명이다. 변명 참 희한하지 않은가? 그래도 그 별명은 심프의 자부심의 상징이다.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게 된 별명이다.
도대체 어떤 사연인지 들어보자. 심프는 덩치도 작고 뚱뚱한데다 꼬리마저 뭉툭한 개다. 이렇게 못생긴 외모 때문에 주인에게 버려진다. 그러다 떠돌이개를 잡아가는 사람에게 붙잡혀 동물보호소에 보내지지만 도망친다. 우연히 서커스단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어릿광대 아저씨를 만난다.
이 아저씨는 서커스단에서 대포로 공을 쏘아 막이 있는 판을 뚫는 연기를 하는 사람인데 관객들이 반응이 신통치 않다. 그러자 서커스단장이 화를 낸다. 이번에도 재미없게 하면 쪼아내겠노라고 한다. 마침 대포가 궁금해서 그곳에 들어갔던 심프는 어릿광대가 연기할 때 대포알이 되어 막을 뚫고 나오게 되고, 어릿광대는 이 연기로 호평을 받게 된다. 그 후부터는 심프는 대포알이 되어 어릿광대와 함께 공연하게 되고 ‘대포알 심프’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나는 세상에 태어난 모든 것은 분명 저마다의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난 것은 잘난 것대로, 못난 것은 못난 것대로 저마다의 소명이 있고, 남과 다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심프의 작고 볼품없는 외모는 애완견으로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서커스단에서 연기하는 개로서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이처럼 세상일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을 때 성공도 찾아오는 것 같다. 외모 지상주의인 요즘에 시사하는 바가 큰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