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찾아나선 실크로드 도보 여행

시리즈 블루픽션 26 | 김혜정
연령 14~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5월 30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구매하기
하이킹 걸즈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이 글은 소년원에 수감 중인 은성과 보라가 인솔자인 미주 언니를 따라 실크로드를 도보로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년원에서는, 프랑스에서 비행 청소년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으로 오지 탐방을 시행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의 재범률이 현저히 줄었다는 보고를 보고,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크로드 도보 여행 시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폭력으로 수감 중이었던 은성과 도둑질로 수감 중이었던 보라가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중국의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투루판, 하미를 거쳐 둔황까지 70일에 걸쳐 걸어갈 예정이다. 계획대로 도보 여행을 무사히 마치면 소년원에 다시는 수감되지 않지만 만약 예정대로 마치지 못하면 소년원에 재수감돼야 한다.

  평소에는 말이 많고 할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인 은성은 매사에 투덜거린다. 은성이가 폭력 학생이 되게 된 것은 어려서부터 주위에서 아빠가 없는 아이, 미혼모의 딸이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이런 놀림에 은성은 자기 방어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게 된 것이다.

  반면에 보라는 너무나 말이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불평 한마디 없다. 이런 애가 왜 소년원에 가게 됐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될 정도다. 그런데 은성이가 친구들을 때린 것 때문에 소년원에 오게 된 것을 안 뒤론 보라의 태도가 돌변한다. 은성이를 경멸하는 것이다. 은성이는 왜 자신이 아이들을 때렸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인솔자인 미주 언니가 병이 나서 도보 여행을 하루 쉬게 된 틈을 타 보라가 도망친다. 은성을 그런 보라가 걱정이 돼 쫓아가게 되고, 나쁜 사람들에게 끌려갈 뻔한 보라를 구한다. 그래도 보라는 숙소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중에서야 은성은 보라가 왜 그렇게 태도가 돌변했는지, 무엇 때문에 소년원에 오게 됐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왜 그렇게 폭력적이게 되었는지를 이유를 말해 주게 된다.

  위구르 유목민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들은 서로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결국 이들은 다시 미주 언니를 만나고, 계획대로 도보여행을 마치지 못해 소년원에 수감되기로 결정이 나지만, 아쉬운 실크로드 도보여행을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그리고 이들의 도보여행의 종착 예정지였던 명사산에 가본다. 모래가 운다고 해서 명사산이라고 이름 붙은 이곳에서 모래 썰매를 타며, 산에 있는 많은 모래를 날라서 볼 때마다 산이 달라지게 할 정도로 불어대는 바람을 맞으면서, 앞으로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다짐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진 못했지만 그래도 60일 동안 실크로드를 걸어가면서, 또 위구르 유목민들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고 삶에 포기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도보 여행이라서 기행문처럼 중국의 색다른 풍경과 문화를 이야기해주는 글들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게 되는 문제들과 마음의 부담들을 느낄 수 있다. 힘들었고 큰 고비도 있었지만 무사히 마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은성이도 엄마와의 문제를 잘 해결할 것 같고, 보라도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말을 하면서 폭력을 거부하며 자신을 지킬 수 있으리라 되리라 기대한다. 변화된 이들이 귀국해서도 그 마음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것은, 이 아이들이 소년원에 가게 된 것이 결국 주위 사람들 때문이 아닌가? 주변 사람들의 작은 배려만 있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이 아이들은 변했지만 주위 사람들도 변해야 이들의 변화가 유지될 텐데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이다. 이곳에서 굳건한 마음을 다졌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주변의 도움이 있다면 이들이 결심을 지키기가 더 쉬울 텐데 하는 염려가 든다. 아울러 실크로드 도보 여행은 한번쯤 가고 싶다. 다만 즐거움을 찾아 가는 길이었으면 더 좋겠단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