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중국 어떤 도시의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해요.

라고 시작하는 ‘루비의 소원’은  여성의 위치가 한 인간으로서의 가치로 판단이 부족해던 아주 가까운 근대의

삶 속에서 ‘루비’라는 아이가 관념적인 사고와 제도에서 벗어나 개인의 꿈을 성취했다고 볼 수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황금산(중국인들이 캘리포니아를 부르는 말)에 가서 부자가 되어서 돌아온 할아버지가

그당시 많은 중국 부자들처럼 많은 아내를 두어 자손이 번창하여 손자 손녀들이 많았기에 가정교사를 집에 둔다.

공부하고 싶어하는 아이는 누구든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때의 여자 아이들은 대부분 읽기나 쓰기를 배우지

않았으니 아주 드문 일이었다.

배움을 접한 루비는 어느 아이들 보다 열심히 쓰고, 열심히 배웠다.

여자 아이들이 배우는 요리와 집안일을 배우고 수도 놓으며 늦은 밤에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아, 슬프다! 여자로 태어난 이 몸. 그보다 더한 불행은 남자만을 위하는 집에서 태어난 것이다.”

루비의 시에 감명받은 선생님이 할아버지에게도 시를 보여주게 되고, 할아버지는 루비의 마음을 궁금해 한다.

어떻게 저런 시를 썼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추석 때 아이들에게 월병을 반쪽씩 주는데 남자아이들에게는 항상 노란색 소가 들어 있는 쪽을 주고,

등 축제 때 여자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종이 등을 주고, 남자 애들에게는 금붕어나 수탁이나 용 모양으로 된 빨간색 등을

준다’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남자 애들은 대학에 가고 여자 애들은 결혼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루비의 소원은 결혼하기보다는 대학에 가고 싶은 것이라고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한다.

수업을 계속 받는 동안 남자 애들 몇명은 때가 되자 대학에 가고 나머지는 가정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모든 여자 애들은 결혼을 해서 집을 떠났다. 루비 곧 자신이 결혼을 해 집을 떠나게 되리라 생각하던 마지막 설날.

할아버지가 내미신 행운의 빨간 봉투 속에는 돈이 아니라 대학 입학을 알리는 편지였다.

소원을 이룬 루비는 글을 쓴 작가의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아직도 매일 빨간 장신구를 다신다고 한다.

 

책 속의 글은 중국의 마을풍경과 중국의 풍습 등을 그림과 함께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게 그려내고 있다.

당시의 엄마들이 그랬고, 할아버지도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았던 여자들이 그냥 살아왔던 환경을 다시금 되짚어 보게하고

소원(꿈)이란 마음 속에 품고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위해 루비처럼 끊임없이 노력해야하고,

이야기 해야하며, 포기하지 않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지금은 누구나 대학에 가는 상황에서 쉽게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일상적으로 너무나 평범한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말이다.

글을 읽고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하는 8살부터 10살정도의 초등 저학년이 시기에 읽으면 적당할 것 같다.

엄마나 아빠가 같이 읽으면서 아이가 이해가 힘든 중국의 풍습이나 그 당시 역사적 배경도 설명해주면

이해가 쉬울 것이고, 엄마 아빠의 경험을 통해 쉽게 포기했던 일들과 지금 어떤 소원(꿈)이 있는지 서로 이야기를 한다면

아이와 부모에게 새로운 목표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까지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소원(꿈)을 현실화 해 본다.

가슴에 담아만 두었던 생각들은 남편과 공유하고 이해하지는 못할 아이에게 엄마는 이런 일을 할꺼야.

어떤 공부를 할 것이고, 오늘 어떻게 보낼 것이라고 매일 매일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와 눈을 맞추면서 말이다.

아이에게 말을 하면서 내 스스로 그 마음을 굳혀가고, 아이는 엄마와 손을 맞잡고 나의 꿈을 지지해 주는 듯 하다.